** 이 인 섭 <한국증권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

오는 96년에 도입될 예정인 주가지수 선물시장에 대비하여 최근 금융선물
협회를 주축으로 한국금융선물거래소를 설립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다.

설립의 목적은 주가지수선물을 포함한 모든 금융선물을 취급하고자 하는데
있다. 하지만 신경제 5개년계획에 따라 주가지수선물을 증권거래소에서
취급하기로 되어 있어 한국금융선물거래소의 설립은 주가지수선물의 복수
거래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주가지수선물의 장점은 주식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제거하여 투자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또한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
하는데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주가지수선물의 도입에 따르는 부정적인
측면도 신중히 고려하여야 한다.

만약 선물거래가 투기대상으로 악용될 경우에는 위험관리가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가중시켜서 선물시장과 현물 주식시장의 기능마비를 초래할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현물주식시장이 성숙되지 못하고 정부의 규제와
투기성 주식거래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수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한국금융선물거래소를 통한 주가지수선물의 복수거래가
우리 증시에 기여할수 있는 점이 과연 무엇인가를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주가지수선물거래가 타 금융선물상품거래보다 경제성이 좋다고 판단
하여 현물 선물 일체의 유기적 연계성을 파기하고 경쟁논리를 주장하게
된다면 증거금 비율과 수수료 경쟁이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같은 거래소간의 과당경쟁은 이해상충을 초래하여 결국은 건전한 금융
산업 육성을 저해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은행 증권 분업주의라는
정부의 기본정책에 위배될 뿐아니라 중복투자에 따르는 막대한 지원낭비,
그리고 거래소 운영경비 충당에 따르는 회원사의 회비 부담 가중 및 수지
악화로 인하여 금융산업전반에 대한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장관리의 비효율성 문제라 할수있다. 본래 선물시장은
현물시장보다 더 투자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직적인 관리와 감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복수거래에 따른 현물과 선물의 이원화는 시장교란이나
가격조작등의 가능성이 높고,규제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할수 없어 시장
관리의 효율성 저하를 야기할수 있다.

실례로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이 이원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감독
기관과 규제법안의 양분으로 현.선물간의 연계성이 저하되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에따라 규제및 감독 관할권에 대한 합의사항인 섀드 존슨
어코드를 제정하여 이원화에서 야기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
하였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문제들이 급기야는 87년10월의
주가대폭락 사태를 초래하였다.

이 사태에 대한 브래디보고서, 회계협의회(GAO),SEC보고서 등에 의하면
현물과 선물시장은 일관된 단일시장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었고,양분된
현.선물시장은 89년에 또 한번의 주가 폭락사태를 야기시켰다. 즉 미국
시장에서의 거래시장 이원화는 감독관간의 업무책임 한계의 불분명으로
인하여 투자자보호기능 결여와 책임전가등의 부작용을 초래하였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시장에서의 문제점을 인식하여 일본에서는 현.선물시장을
일체화하였고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주가지수선물을 취급하는 전 세계 21개국중에서 18개국이 단일
거래소 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나머지 3개국은 복수거래를 허용하고
있지만 한곳으로 거래가 집중되어 있어 실제적으로 단일거래소와 크게
다를바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단일거래소가 복수거래소를
통한 동시상장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해주고 있다.

따라서 오는 96년부터의 선물시장개설에 따라 모든 유가증권의 선물상품
거래는 일단은 증권거래소에서 취급하여 현.선물간의 일체적인 연계성을
확보하여 현물주식시장을 안정시키며 주가지수의 균형적 가격형성을 도모
하는 한편 증권거래소의 선물거래 전문성을 제고시켜 건전한 선물시장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