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11일 GATT에 제출한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 이행계획서가
1차 검증에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제네바 현지 시간 17일하오 3시부터
관련 당사국 22개국과 검증회의를 가졌으나 관세수준 국영무역 종량세등
3개부문에서 이의가 제기돼 합의를 보지못했다.

우리나라는 이의 제기가 많았던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4개국과 18일
양자협상을 열어 이견을 조정한 다음 19일 2차 검증회의를 갖게된다. 만일
양자협상과 2차검증이 모두 실패할 경우 이행계획서의 상당한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행계획서의 최종 검증시한이 오는 21일인만큼 끝내기를 위한 시간은
많지않은 셈이다. 정부는 17일 오후늦게 이회창총리 주재로 관계장차관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계획서 수정의
수준과 내용등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고있다.

주목을 끌고있는 농산물분야의 지적사항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것이라
할수있다. 농수산부측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에 합의한 협상의 틀을
지키는 선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반영한 카드를 제시했고 이것이 일부
반발을 샀다고 설명하고있다.

가장 논란이 많았던 국영무역 분야는 우리나라가 표준분류 1백18개품목에
대해 포괄적인 국영무역안을 제시함으로써 관계국의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입과 내수의 가격차를 부과금으로 흡수
하는 선에서 품목별 부과금 요율을 제시한 반면 우리는 아예 국영무역
이라는 틀속에서 가격차를 흡수하는 포괄적인 안을 제시했다.

천중인 농수산부 통상협력관은 개도국에 적용되는 24%의 평균 관세율을
1천3백12개 협상대상 종목 전체에 대해 적용한 것,일부 저가수입품에 대해
종량세를 적용한 것도 이들 상품에 대한 편법적인 관세인상이라는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UR와 관련 가장 큰관심을 끌었던 쌀문제가 17일 검증회의에서 거론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있다. 정부는 미국이 양자협상 또는 2차검증회의에서
기습적으로 이문제를 제기할지를 경계하고있다.

농수산부의 한관계자는 관세수준과 종량세 문제는 실제 우리시장에 주는
충격이 적은 부분이라고 밝혀 수정 가능성을 비쳤으나 국영무역과 쌀문제는
양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협상안에 대한 "해석과 적용"을
둘러싸고 끝내기 진통이 진행중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