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수요는 있지만 값비싼 장비,수입에 의존하는 장비,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섣불리 개발에 나서기 힘든 장비" 수산중공업 박주탁사장
(44)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기술개발의 대상품목들이다.

수산중공업은 박사장의 경영철학을 밑바탕에 깔고 건설중장비의 국산화를
이끌고있는 기업이다. 주력상품은 유압브레이카 카고크레인. 수입품을 시장
에서 몰아내기위해 설립됐지만 이제는 눈을 해외로 돌리고있다.

고유모델인 SB브레이카가 금년초 미국에서 특허등록돼 본바닥수출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중국등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올해 수출목표는 지난해의 6백만달러보다 3배나 늘려잡은 1천8백만달러
이다. 개방의 파고에 몸을 사리는 다른 일부 기업들과는 달리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가고 있다.

이회사의 기업스토리는 업계에 잘 알려져있다. 지난 84년 중장비무역업체를
경영하던 박사장이 제조업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으로 세운 것이 중공업.
이회사는 매년 1백%이상의 신장률을 보이며 성장해왔다.

건설중장비는 건설경기의 부침에 따라 "바람"을 타게 마련이지만 이회사엔
예외가 되고있다. 그이유는 평범하다. 기술과 신제품개발이라는 양대축으로
회사가 탄력적으로 움직여서다.

수산은 해마다 R&D분야에 매출액의 7%이상을 쏟아붓고있다. 과실이
생겼을때 바로 챙기지 않는다. 이익은 대부분 재투자한다. R&D없이는
초일류기업이 될 수없다는 기업관이 배어있다. 6백10명 종업원중
연구개발인력이 60명이상이나 된다. 전체종업원의 10%규모다. 제조업의
승부는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모자라는 기술이 발견될때는 산학협동이라는
"처방전"을 쓴다.

지난 87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팀과 공동으로 유압브레이카를 개발,특허를
따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R&D는 곧바로 신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신제품개발은 다품종소량생산체제를
가능케 해준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키위해서는 "장수
아이템"에만 목을 매어서는 안된다.

전신주공사를 위한 오거크레인 차량견인용 레카크레인 운반용 셀프로다
크레인 공항용 특장차 고압세정차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올들어선 38m짜리
고소작업대와 건설폐기물재활용장비 진공흡입차등의 새제품을 개발,상반기
출시를 목표하고있다. 한우물을 파되 "다양한 메뉴"의 공급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있다.

내수시장의 활황조짐이 엿보이는 올해지만 수산중공업은 거꾸로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고영향으로 브레이카류의 수출이
활기를 띠는데다 작년중 설립한 미국 중국 대만등지의 현지법인이 올해는
제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이
기업경쟁력을 키우는데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수산은 품목다변화와 함께 특화공장을 통한 업종다각화에도 주력하고있다.
계열업체중 수산특장은 특장차부문을,수산정밀은 섬유기계류를,수산스타는
전자부품을 전문생산하는 공장으로 키우고있다.

박사장은 "경쟁력의 원동력은 연구개발"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건설기계
전문업체로서 세계 최고봉에 오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