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럭처링은 발전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거나 비교우위
가 있는 사업에 투자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경영전략이다. 사양사업
에서 고부가가치의 유망사업으로 조직구조를 전환할때 또는 불황기를 극복
할때 리스트럭처링은 특히 효과가 있다.

90년대들어 컴퓨터업계는 수출부진과 내수침체, 그리고 격심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특히 컴퓨터업계 선두주자
이면서 전문업체였던 삼보컴퓨터는 어느업체보다 불황의 타격이 컸다.

삼보컴퓨터의 89년 경상이익은 1백28억원이었으나 90년에는 84억원, 91년
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92년에는 마침내 4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도 89년 1천9백78억원에서 90년 1천6백17억원으로 감소했다. 91년에는
2천3백35억원으로 매출액이 일시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92년에 2천4백
87억원으로 정체상태를 보였다.

한때 국내 최고우량기업으로까지 꼽혔던 삼보컴퓨터는 컴퓨터업계의 불황
으로 인한 매출감소와 수익격감으로 부도설까지 나도는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 금성사등과는 달리 컴퓨터사업에만 의존하고있어 불황의 골은
더욱 깊었다.

이회사는 92년부터 회사조직을 대대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회사내
시스템사업부를 삼보정보시스템과 삼보알파시스템이라는 독립회사로 각각
분리했다. 또 통신사업부는 삼보정보통신으로, SI(시스템통합)사업부는
삼보SI로 각각 독립했다. 워크스테이션사업부는 삼보마이크로시스템으로,
소프트웨어사업부는 삼보소프트웨어로 각각 떨어져 나갔다.

회사내 사업부로 있던 조직들이 6개회사로 독립함에 따라 모기업인 삼보
컴퓨터의 인력은 91년말 2천2백명에서 현재 1천4백명수준으로 감소했다.
컴퓨터 프린터 소프트웨어 워크스테이션등 다양했던 이회사의 사업분야
역시 퍼스널컴퓨터와 프린터사업위주로 단순화됐다.

지난해 회사매출액은 3천53억원으로 92년보다 23% 늘어났다. 인원이 크게
줄고 사업분야도 좁아졌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인건비지출
감소와 매출증가로 경상이익은 지난해 3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삼보컴퓨터가 회사내 사업부를 분리독립시킨것은 당시 컴퓨터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소프트웨어 SI 통신부문등 컴퓨터
관련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로 자금부담이 커진데다 조직이 비대화돼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이회사는 사업분야를 컴퓨터와 프린터사업으로 단순화함에 따라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고 회사의 모든 힘을 이분야에 집중시킬수 있게 됐다. 회사의
경영방침도 "정보산업의 선두주자"에서 "경쟁력있는 퍼스널컴퓨터생산및
유통전문업체"로 바꿨다. 소프트웨어 SI등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사업에
투자하기보다는 회사의 모든 힘을 한분야에 집중투입, 전문성을 추구하는
것이 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보알파시스템 삼보정보통신 삼보SI등 분리독립된 계열사들도 흑자로
돌아섰다. 삼보컴퓨터에 소속된 사업부로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시장특성
에 맞는 경영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분리독립을 계기로 사업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전략수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임송재 경영관리팀과장은 "우리는 92년부터 시작된 조직재편작업을 불황기
컴퓨터업계의 생존전략으로 불렀다"며 "나중에야 우리가 했던일이 리스트럭
처링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하고 있다.

<현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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