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고속터미널을 지나 반포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에
국립중앙도서관이 넓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4만6천여평의 대지위에
소장도서 220만권,좌석수가 2천8백석에 이르는등 벌써 그 위용이
국립도서관답게 보인다.

원래 국립도서관이 있던곳은 을지로입구 산업은행 옛터로서,그이후 남산에
있는 어린이회관으로 옮겼다가 다시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필자도
을지로입구에 있었을때는 학창시절 일찍가서 줄서고 있다가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후 거의 40년이 흘렀지만 국립중앙도서관에 가 본적이
한번도 없는데,아마도 필자와 같이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일반도서관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기술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 문헌이며 모든 연구개발은
문헌정보의 수집에서 시작된다. 또 다양한 최신 전문학술지에 끊임없이
접해야 창의적인 착상을 얻을수 있다. 특히 촉각을 다투는 첨단제품의
개발은 정보가 그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변변한 과학도서관 하나 없는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무엇보다 국내에 소장된 과학기술 문헌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심층
정보는 고사하고 일반 학술자료마저 제대로 구할수 없다. 연구에 필요한
최신 자료원문을 얻으려면 부득이 해외연고를 총동원해야 하며 이과정에서
1~2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과학도서관은 도로 항만못지않게 중요한 지적사회간접자본이다. 더우기
앞으로는 최신 과학기술문헌 수집체제를 갖추지 않고서는 격렬한 기술경쟁
시대를 헤져나갈수 없다. 이제 우리도 과학기술분야를 전담하는 종합과학
도서관을 설립하여 누구나 이곳에 가면 원하는 모든 문헌을 단시간내에
획득할수 있도록 해야한다.

우리의 국력도 급신장하여 세계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종합과학도서관 하나정도는 설립할수 있는 어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국립중앙도서관과 나란히 종합과학도서관이 설립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