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즈음 국내경제의 양극화현상에 주목한다. 산업생산과 수출에서
볼수있는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자금사정과 경기회복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그리고 증시의 제조주와 금융주간의 주가양극화현상등이
그에 속한다. 이같은 현상의 정확한 배경과 실체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경제질서의 태동 그리고 산업과 경제전반의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젠 시야를 밖으로 넓혀 세계경제,그중에서도 특히 선진국
경제회복의 양극화경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발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는것과 대조적으로 일본과 유럽연합(EU)회원국경제는 영국
한나라정도를 빼고는 회복은커녕 갈수록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지난달하순 24개회원국의
올해전체평균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월의 2. 7%에서 2. 1%로
하향수정하면서 특히 일본과 독일경제의 회복 전망에 더욱 비관적인 진단을
내린바 있다. 작년6월 일본의 성장률을 93년 1. 0% 94년 3. 3%로
예측한데서 크게 후퇴하여 각각 -0. 5%와 0. 5%로 하향수정했으며 독일의
경우는 93년 -1. 5%성장에서 올해엔 고작 0. 8% 성장에머물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미국경제는 지난해의 2. 8%성장에 이어 금년에 3.
1%,내년에도 2. 7%의 성장을 기록하는등 지속적이고 고른 회복을 보일
전망이다. 로라 타이슨 미대통령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최근 공개된
연차보고에서서 미국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마침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돌입했음을 확인하면서 특히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미연방정부 재정적자의 획기적 감축을 클린턴정부출범 1년간의 가장 주목할
업적으로 꼽았다.
줄곧 연간 3,000억달러를 넘나들던 미재정적자는 이제
2,000억달러미만으로 축소되었으며 올가을부터 개시될 95회계연도에는
1년전계획치보다 40%적고 국내총생산액(GNP)의 2. 5%규모로 축소될
전망인데 이것은 지난79년 이래 가장 낮은 비율이다. 한편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은 금리의 소폭 추가인상가능성을 비치면서도 미국의
인플레가 70년대초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장래를 낙관하고 있다.
유럽경제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실업률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12개
EU회원국의 실업인구는 총2,000만명 넘으며 독일에만 400만이나 된다.
OECD는 독일의 실업률이 지난해의 8. 9%에서 금년에 10. 1%,내년에 10.
3%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도 공식으로는3%에
육박하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최대 6%에 가까워질 위험이 없지 않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같은 양극화경향은 결코 경기순환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럽의 경우는 지나치게 앞선
사회보장제가 유럽산업의 경쟁력강화노력에 결정적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독일기업은 근로자 1인당 미국기업보다 평균 50%이상을
사회보장비조로 더 부담해야 하며 그러면서도 노동생산성은 미국보다 낮다.
유럽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독일경제의 이같은 고민은 유럽경제의
조속한 회복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거듭된 경기부양조치와 잇단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불경기에서
좀체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경제 역시 구조적으로 한계에 다다랐으며
미국경제에 추월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대신
떠오르는 샘(rising sam)이란 말이 나돌고 이제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
노(No)라고 말하는 시대로 처지가 바뀌었다. 미국이 유일하게 빠른
경기회복을 하면서 일본에 더욱 강한 어조로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것도
이처럼 달라진 위상때문인지 모른다.
이같은 일련의 세계경제 흐름속에서 우리정부와 기업들은다음과 같은 점에
특히 유의해서 경제운영과 경영을 이끌어 나가야할 것이다.
첫째 미국주도의 신세계경제질서가 지향하는바를 재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읽어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근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과
뒤이은 일련의 행보에서 나타나듯이 미국은 이제 통상 금융 기술등 모든
분야에 걸쳐 냉전이후 세계경제구도에서 우월적 지위를 굳혀가려는
인상이다.
둘째 일본의 시장개방에 대비해야 한다. 경기후퇴속에서도 엄청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은 결국 엔고와 함께 언젠가 시장을 열지
않을수 없게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에 대비해서 대일수출과 건설등
경제진출의 내일을 미리부터 치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과 베트남등 신흥시장에서의 경쟁에 대비하고 진출을 적극화해야
한다.
장차 우리는 이들 국가에서 미국등 선진국들과 경쟁하게될 것이다.
선진국들이 저마다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각축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저마다 국제화를 소리높이 외치고 있다. 그러나 국제화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사람도 드물거니와 세계경제의 변화와 흐름을
넓고 먼 시각으로 파악하고 대처하려는 노력은 더욱 찾아보기 힘든다.
그래서 우선 선진국경제회복의 양극화경향에 주목할 필요성을 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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