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월초 태국의 추안 릭파이 총리는 수십명의 태국기업인으로 구성된
투자사절단을 이끌고 캄보디아로 날아갔다. 사절단은 현지에서 캄보디아의
유력인사들을 모아놓고 세미나를 열었다. 어떻게 하면 캄보디아를
시장경제로 끌어들여 태국기업과 공동번영의 길을 찾느냐는 것이 주제였다.

"태국은 외국자본을 성공적으로 유치해왔다. 태국기업은 이를통해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개방초기의 사회주의국가에 다른 나라보다 먼저 내보내
시장선점의 효과를 누리는 단계에 왔다" 태국 투자장려위원회의 바사나
무투타농상담역은 캄보디아에 대규모 투자사절단이 몰려간 것을 "태국기업
국제화"의 한 단면이라고 소개했다.

"태국기업의 강점은 선진국기업의 자본과 기술을 거부감없이 잘 받아들여
자국화해 나가는데있다" 최황영 무공방콕무역관장은 태국기업들은 일찌기
국제화의 물결을 받아들여 외국자본과 협력할수 있는 노하우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태국은 80년대 중반이후 일본 미국등 선진국기업의 투자진출이 급증하면서
87년부터 90년사이에 12.1~13.3%의 고도성장을 거듭한후 93년도에 이르기
까지 7.5~8.2%의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기술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있다. 태국기업들은 이같은 장애를 선진국기업들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태국의 단순노무직은 구하기도 쉽고 임금도 월2백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급기술인력의 임금은 월2천달러선인데다 구하기도 쉽지않다.

"공장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기술인력 50명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알고보니 태국내 금속공학과를 설치한 대학이 단한군데 뿐이었다"
풍산금속의 현지합작회사인 파댕풍산의 나종식부공장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때문에 풍산금속에서 파견된 기술인력이 생산활동에 상당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나부공장장은 "태국합작파트너측이 충분한 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합작회사쪽을 선택함에따라 기술인력난을
해소하면서 보다 확실하게 기술이전을 보장받게 된셈"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최대의 CP(차론 풉카판)그룹이 오늘날 태국 최대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된것도 이같은 전략을 잘 구사했기 때문인 것같다"CP그룹관계자와
잦은 접촉을 갖고있는 송원조방콕무역관부관장은 태국기업의 이같은 전략은
개발초기에 외채의 과도한 도입으로 겪는 "외채위기"와 같은 부작용도
막아주게 된다고 분석했다.

태국기업들은 외국자본과 기술을 국경없이 받아들여 기업을 살찌운 이상
으로 해외투자 진출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CP그룹의 중국투자진출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이 그룹의 대중국 투자액은 지난80년대말 11억달러를 넘어섰을 정도이다.
(93년말 현재 한국의 대중국 투자 잔고는 6백46건 4억5천6백15만달러) CP
그룹의 중국진출은 다른 나라의 진출이 미미한 81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이중
85년에 일본 혼다의 기술을 도입하여 설립한 오토바이조립공장의 매출액은
중국내 합작사업중 10위권에 들정도로 성공적이다. 이 그룹은 최근 중국
에서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시멘트 백화점분야에 뛰어들어 사업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올해에는 중국의 국방위원회와 협조하여 통신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까지 잡아놓고 있을 정도이다.

"태국기업들의 국제화는 CP그룹과 같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투자장려위원회의 바사나상담역은 인근 라오스 중국등지에 섬유
신발 식품가공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의
임금수준이 아직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등에 비해 싼 편이지만 저임금에
의존하는 노동집약형 산업을 과감히 인근 저임국으로 이전하면서 발빠르게
산업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태국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IC 컴퓨터부품 보석류등의 수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수출실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3백56억달러로 전년대비 11.5%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증가율 12.9%를 기록해 4백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태국은 의류 가구 신발 보석가공등의 분야에서 한국을 상당부분 따라잡고
있다. 조만간 전자부품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각될 품목이 늘어날 전망이다"최황영관장은 태국기업의
추격을 피할수 없게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전자.전기제품의 경우 지난88년 일본시장에서 한국산의 시장점유율
이 12.7%로 태국 말레이시아등 아세안의 5.2%에 비해 2배이상 높았으나
91년에는 한국 9.5% 아세안 15.6%로 역전되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EU
(유럽연합)시장에서의 섬유류와 화학제품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현지투자진출업체들의 견해는 일치되고있다. "이제는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국가들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정책이 세계시장에
미칠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워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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