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김영삼대통령주재로 제7회 신경제추진회의를 열어 기술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오늘날 세계각국은 경제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무한경쟁 또는 경제전쟁에서 살아남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술은 국력이다. 신경제
추진회의는 이와같은 당연한 이치를 다시 확인하고 강조했다. 기술의
중요성은 몇번이라도 강조해서 나쁠것은 없다. 그러나 중요성을 계속 반복
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문제를 풀어갈수는 없는 일이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기술개발력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과학기술력의 강화에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하자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강화에 국민의 힘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가 이제 우리가
풀어나가야할 최대과제인 것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은 보기에 따라서는 어두운 측면이 많다. 최근 경기
는 산업생산이 늘어나고 평균가동률이 높아지는등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맞고 있지만 그것은 산업구조의 재조정이라든가, 기술개발노력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89년이후 겪었던 경기침체는 기술개발을 소홀히한 결과다.
다시 말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스스로가 견딜수 있는 힘을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경기는 풀리고 있고 게다가 물가움직임
마저 심상치 않은터라 힘들고 오래 참고 견뎌야 그 결과가 나타나는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가능성 또한 줄어든다.

기술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3저현상등에 의해 경기가 살아나게 된다면
한국경제는 내실보다 외형위주의 성장에 치우치게 되고 그것은 결국 가장
중요한 국제경쟁력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또한 한국경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기술개발은 우리의 지상과제가 아닐수 없다. 기술개발전략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정부의 12개 부처가 기술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일단 확인할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중에는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등장되었던 것들이 많고 또 이것저것 모든 것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것도 눈에 뜨인다.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인력, 재원, 지원및
유인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부각부처가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각부처간 협조체제 확립이다. 예산의 뒷받침
도 없이 각부처가 일을 추진하려 한다든지, 금융 세제상의 뒷받침도 없이
민간의 기술개발동기를 유발시키려는 계획은 전시행정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그런 잘못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기술개발추진을 기대하고자 한다.

기술수준이 낮고 연구개발투자규모가 작은 것은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서두른다고 하루아침에 선진국수준에 이를수는 없다. 중요한것은 경제가
어려울때마다 기술의 중요성을 되풀이해서 강조하지 말고 기술개발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