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행정규제가 거의 없다. 기업은 사업하는데
정부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경영활동에만 전념하면 된다. 기업에 남겨진
일은 "내외 업체간 경쟁에서 이기려는 노력"뿐이다.

대만도 60,70년대 발전과정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대만은 80년대들어 행정규제가 경제발전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규제 철폐에 나서기 시작했다. 기업의 자생능력이 커지고
경제체제가 복잡해 짐에 따라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보다 적어도 10년 앞서 행정규제 철폐 작업에 나선 것이다.

정부의 규제완화는 기업의 창업과정에서 뚜렷히 나타난다. 중소기업위주
형의 경제구조를 갖고있는 대만에서는 창업이 쉽다. 사업을 구상하고 공장
설립에 착수하는데는 보통 3개월이 채 안걸린다. 타이중에서 피혁제품 생산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임수웅사장은 지난80년 공장을 설립할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사업계획서와 공장부지 확보계획등의 서류를 대충 만들어 6월초 타이
중공업단지 관리처에 접수시켰습니다. 공단입주 허가가 난 것은 7월말
이었지요. 두달이 채 안돼 공장건립허가가 떨어진 것입니다"

정부는 규제를 않는 대신 직접적인 지원도 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라고
특별히 자금을 지원한다든가,대기업이라고 금융상의 특혜를 주는 일은
없다. 모두가 똑같은 환경에서 경쟁해야 한다. 타이중에서 오토바이부품
생산업체를 경영하고있는 임창석사장은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연말정산때
세금을 환급받은것 뿐"이라고 말한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탄탄하게 성장한다. 그렇치 못한 기업은 자연
도태된다. 연간 1만여 기업이 탄생하면 도태되는 기업은 그의 절반수준인
5천개나 된다.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일도 않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업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수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주력한다.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확충,각급 교육장치 마련등 기업이 스스로 할수없는
일은 정부 몫이다.

대만의 기술교육은 세계 으뜸이다. 일본도 이를 부러워한단다. 대만 중부
타이중시에 있는 태중직업훈련소. 국립 직업훈련소인 이곳의 실습 설비는
최신식이다. 이곳 1천7백여명의 젊은 기술연수생은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며
무료로 교육을 받는다. 이런 기술교육기관이 전국 곳곳에 13개나 된다.

"대만은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소기업
은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갖기는 힘들지요. 정부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인력을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태중직업훈련소의 뢰수흠부주임은 정부가 주도한 기술교육이야말로 대만
성장의 가장 기름진 밑거름이었다고 말한다.

타이베이의 라사복로에 있는 경제부의 중소기업처 건물. 이 건물의
대부분은 강의실이다. 강의실에서는 하루도 빠짐 없이 각종 강연 세미나
토론회등이 열린다. 기자가 이 건물에 들렀을 때에도 주로 30대 초반인
듯한 사람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들은 여기서 중소기업
창업절차,금융노하우등을 배우게 된다.

대만의 대외무역발전협회(CETRA)는 반정부기관으로 우리의 무공(KOTRA)와
유사한 기관. CETRA에서 하는 일중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가 무역인재
양성이다. CETRA는 2년과정의 국제무역업무연수코스를 설치했다. 여기서
매년 수십명의 무역관련 정통 인력이 배출된다.

"CETRA가 KOTRA와 일본의 JETRA(일본무역진흥협회)와 다른 점은 바로 인재
양성 코스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정부기관이 적절한 인재를 기업에 공급
할 의무가 있다는 정부방침에 따른 것입니다"

추영광 CETRA시장개발처 처장은 교육프로그램운영이야 말로 CETRA가 자랑
할 만한 것이라고 자신한다. 타이베이에는 현재 유선방송이 수십개나 된다.
타이베이 시내 호텔에서 TV를 켜면 음악방송 영화방송등의 채널이 차례로
나온다. 그런데 이들 유선방송 대부분은 알고보면 정부의 허가없이 사업을
시작한 "불법업체"들이다. 정부의 허가 없이도 이같은 공영사업을 할수있는
곳이 바로 대만이다.

꽉짜여진 틀 없이도 잘해나가는 지혜를 그들은 알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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