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재무부가 8일 밝힌 "93년국세잠정실적"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 2년
동안 깊은 침체속에 빠져있었음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수 있다. 국세
징수액이 국세예산을 2년연속 밑돈 것은 지난70년대초이후 20여년만의
처음이다. 91년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세금쪽에서는 "예산미달"이라는
성적표를 기록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93년도 세목별국세징수실적을 보면 금세 알수 있다.
국세징수가 예산에 크게 밑돌게 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것은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법인세등 모두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세목들이다.

관세는 수입이 당초예상보다 29억달러나 적은 8백38억달러에 그친데 따라
예산보다 15.4%(5천2백59억원)나 부족했다. 수입부진에 따라 수입분 부가세
가 크게 줄어들어 국내분부가세를 합친 총부가세도 예산보다 2.6%(3천1백47
억원) 적었다. 관세와 부가세 부족분을 합한금액이 8천4백6억원으로 전체
부족액의 70.1%에 달했다.

법인세도 사정은 비슷했다. 법인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92년도 기업경영
실적을 보면 매출액증가율은 10.1%로 전년보다 7.5%포인트 떨어졌으며
매출액 경상이익률도 1.8%에서 1.5%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92년
경제성장률이 4.7%로 지난80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반면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5.7%에서
6. 3%오 높아져 기업의 경영여건이 매우 나빴음을 보여주었다.

이에따라 지난해 법인세징수규모는 예산보다 11.4%(7천5백64억원)부족한
것은 물론 92년도 징수실적보다도 1.3%(7백92억원)나 적은 "진기록"을 마크
했다. 국세부족에 대한 기여율도 63.1%에 달해 단일세목으로는 가장 높다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그러나 이런가운데서도 근로자의 상대적인 세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조세부담률은 높아졌다는 사실은 세제중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세징수실적중 예산보다 늘어난 세목이 소득세뿐(징수액이
예산보다 많은 세목중 토지초과이득세는 첫정기과세로,상속세는 매년
편차가 있어 제외)이라는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중 근로소득세는
예산보다 1천5백96억원(5.6%)이나 더 걷혔다.

92년말 세법개정으로 근소세가 6천5백억원 경감됐고 국세에서 근소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6%로 일본(10%수준)등 다른나라보다 낮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리알지갑처럼 투명한 근소세부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또 직접세비율이 (내국세기준)48.2%로 92년보다 오히려 0.7%
포인트나 낮아져 근로자들이 간접적으로 내는 세금은 실제고지서에 의한
세금보다 많아졌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경상국민총생산(GNP)에서 총조세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이
높아진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19. 5%로 잠정집계돼
92년보다 0.1%포인트 높아졌으며 93년예산편성때의 18.9%보다는 무려
0.6%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비록 과표현실화등에 따라 지방세인 재산세
관련 세수가 늘었다고는 하나 경기침체로 세금납부액이 줄어들고 있는데
조세부담률이 높아진 것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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