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찬표 <서강대교수/경영학>

1996년도에는 우리나라에도 주가지수선물시장이 개설된다.

이를 위해 한국증권거래소가 나름대로 체계적인 개설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선물시장의 도입은 국내 증권및 금융의 발전적
측면에서 볼때 참으로 일대변혁을 가져올 전주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에서도 금융선물의 도입과 더불어 대혁신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금융선물의 도입에 대해 철저한 종합적인
대비를 강구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유관기관들조차도 선물의 개념이나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려니와
서로 관심밖의 일처럼 수수방관적이다. UR협상타결로 쌀개방문제가 먼저
부각되어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UR문제가 쌀문제만은 아니지 않는가.
금융도 개방해야 할 분야이다.

국내금융의 낙후성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개방은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수 있다. 금융이 개방되면 크게 득을 볼수 있다고 생각
하는 주체가 선진국, 특히 미국이나 일본 등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국내시장을 완전개방할 것을 세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의 형편이
이를 늦출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데 약자의 설움이 있다.

우리의 증권 금융분야는 그동안 정부의 보호와 규제속에서 성장해
왔다고 볼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효율성은 낮아지고 기법 또한
뒤떨어졌다. 이러한 국내금융의 현주소를 고려할때 약 2년후의 지수
선물도입은 하나의 도전이다. 그만큼 이것이 증권 금융분야에 미칠
파장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선물거래는 계약시점과 결제시절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현물거래와는
크게 상이하다. 이때문에 지수선물거래와 주식거래를 동시에 하면
주가변동위험을 회피할수 있다. 심한 주가변동에 대해 노심초사하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경쟁적 우위를 갖고있는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반면에 투기성이 있는 주식시장이
있는데 또다른 투기성이 높은 지수선물시장을 개설하느냐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도입의 사회적 이득이 부작용보다 크다면 도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그부작용을 최소화할수 있는 노력과 제도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선물시장의 개설이 국내인들 보다는 외국투자자들에게 잔치상차려주는
격이 되어서는 안된다.

노하우를 가진 외국인들과의 경쟁을 피할수 없는 상황에서 지수선물
시장의 개설은 여러 신금융상품도입의 신호탄이다. 금융개방요구가운데
신상품개방이 주요항목이기 때문이다. 지수선물이후에는 통화및 채권
선물, 옵션 등의 거래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차제에 금융
신상품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속에서의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지수선물을 비롯한 신상품시장의 개설은 향후 금융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선물이나 옵션등을 결합한 새로운 상품들이 창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 금융 기관간의 경쟁은 대내적 대외적으로 더욱
치열해진다. 전문적인 기법과 인재를 보유한 기관만이 생존하게 된다.
정부가 더이상 보호해 주지도 않게될 것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국내기관
들은 먼저 의존적 자세를 탈피해야 한다. 정책당국도 규제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제도의 성공적 도입에는 정책당국의 주도적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이 국내시장의 선진화를위한 계기가 될수있도록
적극적이고 대국적견지에서 중지를 모아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