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세가지 흐름이 있다.

첫째는 정보의흐름, 둘째는 사람의 이동, 셋째는 물류의 흐름이다.
사회간접자본은 이러한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흐름이 막히고 넘쳐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도로 철도 항만 공항 지하철등 모든 교통수단들이 시설의 태부족과
초과수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통이 "고통"으로, 출퇴근을 "전쟁"
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작년 한해 길거리에서 교통체증으로 날려버린 돈이
5조원에 이른다. 1년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투자하는 금액과 맞먹는
돈이다. 국제경쟁력을 아무리 외쳐대도 물류비용이 원가의 15%이상을
차지해버리면 경쟁력을 가질수가 없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과 물류의 흐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조차 없다는데 있다. 수송수단간 역할분담은 어떻게
하고,사람의 이동과 물류의 이동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은 적이 없다.

한반도를 포함, 중국의 동북3성(요령성,길림성,흑룡강성)과 연해주를
합치면 2억 인구의 시장이다. 이는 광활한 토지,무한한 자원, 풍부한
노동력등 자급자족 가능한 경제권으로 손색이 없다. 이른바 "코리아
공영권"이다. 지역블록화 경제가 세계적 추세에서 한민족이 미래를
걸수 있는 히든카드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이를 연계할 물류이동 수단이다. 물류비용을 저렴한
순으로 따지면 해운 철도 도로 항공이다. 그러나 동북3성은 바다가 없다.
우리의 물자를 이동할 기간철도망은 통일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 경부간 고속철도를 서북으로는 신의주, 동북으로는
천혜의 항구 나진을 연계해 X축 기간철도망을 구축해야 한다. 대륙과
해양, 동쪽과 서쪽, 남쪽과 북쪽을 모두 연계할수 있다.

이제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생각하자. 그래서 우리 모두가 긴
안목으로 교통문제해결을 위해 고통을 분담할 각오를 해야겠다. 그러한
차원에서 몇가지 근본적인 제의를 하고자 한다.

첫째 교통관련기관의 통합이다.
현재 교통관련 업무는 정부 여러 부처와 공사등으로 잡다하게 분산되고
다원화되어 있다. 과감한 통폐합의 필요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부처의
통폐합이 당장 어렵다면 업무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계획입안
단계에서부터 관련부처가 공동참여, 공동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책임과 권한이 분산된 행정으로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둘째 국가의 동맥인 고속철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 현재
건설중인 고속전철은 서울~부산간을 2시간대라는 애매한 시간대로
상장해 놓고 있다. 이를 1시간30분대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 국가
경쟁력은 시간관리 싸움이다. 노선을 똑바로 놓는다면 이 문제는 훌륭히
해결될수 있다. 또한 전국의 모든 철도를 개량하여 어느곳이든 고속전철이
다닐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다.

셋째 지하철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 당 500억원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하철을 놓고있다. 건설공사비가 천문학적이며 따라서 만년
경영적자에 허덕일수밖에 없다.
공사기간도 길어 또하나의 교통체증의 원인이 된다. 공해 먼지 소음
등도 미해결의 고통이다.
건설비도 싸고(지하철의 2분의1 3분의1 수준) 공해도 없고 쾌적한
교통시설인 신대중교통수단에 눈을 돌려야 한다. 경전철, 모노레일,
자기부상열차 등이 여기에 속한다.
1세기전 대중교통수단으로 등장한 지하철 시대를 마감하지 않는한 교통의
미래와 경제원칙에 입각한 교통계획은 성립될수가 없다. 그래서 장거리는
고속철도, 중단거리는 신대중교통수단이란 개념을 갖도록 하자. 이렇게
하면 미래교통인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논란도 흡수할수 있다.

넷째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회간접자본의 재원조달 문제이다. 정부
지자체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제
교통은 물론 요즘 논란이 되고있는 환경문제를 위해 과감히 장기채를
발행해야 한다. 실명제 실시에도 불구, 장롱속에 들어있는 돈을
산업자본으로 유입하자. 무기명의 자유거래로 하되 기간을 20년 이상
으로 하자.
사회간접자본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후손들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이 돈으로 도로를 내고, 철도를 놓고, 항만 공항을 확충하고, 나아가
맑은 물을 마시게 한다면 한반도의 교통과 환경이 보다 나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통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도로건설에서부터 교통
정책에 이르기까지 신뢰할 만한 전문가각 너무 적다. 자부심 또한
부족하다. 단군이래 최대 역사인 고속전철 공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이런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도로를 개통한 그 다음날부터 다시 뜯어고치는
일이 이제는 없도록 하자. 전문성과 장인정신이 결여된 곳에서 이루어질수
있는일은 아무것도 없다. 새로운 사고의 전환과 투철한 실천의지만이
교통문제를 해결할수 있을 것이다. 모든일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