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대기업그룹들의 경영전략가운데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의 하나는
설비투자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등 주요 대기업그룹들은 예외없이 자동차 전자등
주력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마련해 놓고있다. "공격적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계가 설비투자확대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큰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재계의 이같은 자세변화에는 국내경기회복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투자마인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UR타결로 인한 세계경제환경변화도 큰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시장개방이
불가피해진 만큼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해 관련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재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쟁력 없이는
국내시장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있다.

그룹총수들이 의욕적으로 나서서 설비투자확대를 통한 공격적 경영을
강조하고있다는 점도 여느때와는 다른 변화다. 여기에는 지난해 잇달아
열렸던 김영삼대통령과 그룹총수들간의 독대가 커다란 전기가 됐다.
독대이후 뭔가 껄끄러웠던 재계와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가 청산되면서
설비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의욕이 눈에띄게 커졌다.

정부가 최근 사회간접자본(SOC)확충과 관련,기업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투자유치 조치를 내놓고 있는 점도 재계의 투자마인드를 크게
부추기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계획에는 그룹마다 강한 의욕을 담고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지난해 1조4천3백억원보다 1백30%나 증가한 3조3천억원 상당의 설비투자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아산과 전주 승용차공장건설등 자동차부문에 1조1천
2백억원,16메가D램공장 반도체연구소 신축등에 1조1천억원,터빈 및 대형
발전설비와 조선도크 확장에 5천4백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삼성그룹도 3조3천억원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2조7천억
원에 비해 22.2% 증가한 규모다.

64메가D램 반도체라인건설등에 1조8천4백억원,상용차설비확충에 1천5백억
원이 투입되는 것을 비롯 중공업 및 건설부문에 7천7백억원,화학부문에 3천
2백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럭키금성그룹도 16메가D램시설확충 TFTLCD라인구축등에 모두 2조2천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설비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조6천억원
보다 37.5% 증가한 것이다.

대우그룹은 지난해 1조1천5백억원보다 50. 4%증가한 1조7천3백억원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중 우즈베크국민차공장과 군산 승용차공장
건설에만 6천3백억원을 투입한다.

선경그룹은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1조1천5백억원에서 올해에는 1조6천억
원으로 39.1% 늘릴 계획이다.

가스선과 LNG선(액화천연가스선)벌크선 건조에 1천6백89억원,중질유 분해
시설 확충에 1천억원씩을 투입한다. 최근 참여키로 확정한 이동통신사업
에도 오는3월말까지 4천억원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쌍룡그룹은 지난해 6천억원에서 1백66.7%나 증가한 1조6천억원규모의 설비
투자계획을 마련해 놓고있다.

주력부문인 자동차부문에만 5천억원을 투입해 중대형 승용차 개발,무쏘
자동차 생산시설 증설등에 나서며 중질유분해공장건설에도 5천8백35억원의
사업비를 들일 계획이다.

이밖에 한진그룹은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1조1천2백억원에서 1조2천1백
20억원으로 8.2%늘릴 예정이며 기아그룹은 1조2천4백36억원으로 59%,한화는
4천8백억원으로 9.8%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상공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30대그룹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보면 투자
규모는 모두 22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14조9천억원보다 49.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R&D(연구개발)부문에서도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등 4개그룹이 각각
1조원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는등 30대그룹에서 지난해보다 37% 늘어난
모두 6조1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재계는 이밖에 사회간접자본분야에도 관련부처와의 협의가 마무리지어지는
대로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을 마련해놓고있어 올해 기업의 설비투자는 크게
활기를 띨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