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기를 즐기는 나에게는 "동호동락"은 썩 실감이 가지않는 표현이다.
남과 같이 좋아하고 같이 즐기기에는 나는 너무 까다로운지 모르겠다. 우선
담배를 싫어한다. 누구든 내앞에서 담배를 피우면 갑자기 초조해지고 편안
치가 않다.

식당안에서 옆좌석의 손님이 담배를 피워도 얼른 그곳을 나가고 싶어한다.
담배때문이 아니라도 누구랑 같이 있으면 괜히 신경을 쓰게되어 피곤하다.
내멋대로 하지못하는 성격때문에 상대방의 눈치나 의향을 점검하게 마련
인데 바로 그것이 피곤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혼자다닌다. 작년에 회의관계로 7번을 외국에
나갔지만 번번히 혼자였다. 영화관에도 혼자간다. 아무래도 내 편안한
시간에 나오자면 혼자라야된다.

서재에 혼자앉아있는 시간을 가장 즐기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6KM를 달리는 조깅머신위에서의 달림이 신나는
이유도 거기에있다. 즉 나혼자라는 것.

나는 골프채를 잡아본 일이 없다. 고스톱도 말만 들었지 그판에 앉아본
일이 없다. 당구는 대학1년때 성취한 30수준에 계속 머물러있다. 이후
아직 대를 잡아보지 않았으니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노는 소질이 없다.

일요일의 등산을 권유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많은 인파속에서 등산은
생각조차 하고싶지 않다.

동창들의 모임에 나오라지만 내나이쯤 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곳이란 시각적으로 우울한곳이란 것을 한번 발견하고는 발을 끊었다.

그러면 나에게는 동호동락이 전연없는가? 그렇지는않다. 부정기적으로
만나는 젊은이 또는 젊은이들과의 시간이있다.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니
제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젊다. 10대에서 30대까지 여러
층의 젊은이들과 어울리면 나도 그 또래의 나이로 바뀐다.

그러나 격의없는 자유로움속에 은연중 깔려있는 경계심.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아무도 담배를 내앞에서 피우지못한다. 그것이 좋다. 아무도 허튼소리를
안한다. 그것도 좋다. 그냥 기분이 좋아서 술을 먹건 잡담을 하건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은 아쉽고 귀중한 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최근의 한예로 내가 새 직책을 맡았다고,그것이 흥분스럽고 통쾌해서 모인
몇명의 젊은 여인들이 있었다. 맛있는 술과 음식을 앞에 놓고 주고 받는
상큼한 이야기속에서 어찌 즐겁지않겠는가?우연히 그리고 불쑥 만나는 이런
모임들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려 즐기는 나의 시간,그것이 바로 나의 동호
동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