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대국 미국에서 자동차를 절대로 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동차는 커녕 전기사용도 거부한다. 밤이 되면 온마을이 전등대신 호롱불
로 밝혀진다. 전기를 끌어들이지 않기 때문에 TV도 없고 각종 가전제품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이마을의 여성들은 화장을 하지 않으며 보석으로
치장을 하는 방법도 모른다. 먼 거리의 나들이는 수백년 묵은듯한 마차에
의존한다.

동화에서나 등장함직한 이런 "원시마을"이 실제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랭카스터란 소도시에 남아있다. 10여년전 우연한 기회에 이 도시의 주변에
사는 "반문명"의 가족들을 만난 일이 있다. 이미 150여년간 이렇게 살아
왔다고 했으니 이 10년사이에 현대의 물질만능 문명에 항복했을 턱이 없다.

아미시(Amish)라고 불리는 기독교의 한 종파(The Ammann)에 속한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비폭력,자연에의 회귀,대세에의 불순응,겸손등을
생활의 기본 틀로 하고 있다. 농장에서 재래식 호미로 열심히 농사를
짓고있는 한 젊은이에게 "왜 문명과 등지고 사느냐"고 물었더니 "전기와
기계를 끌어들이면 조상 전래의 간소한 생활패턴이 파괴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아미시들은 화학비료를 머금지않은 토지를 한없이 사랑한다. 그리고 손수
거두어들인 곡물과 집에서 기른 가축에서 우유 달걀을 얻어 식생활을 자급
자족한다.

미국 전국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1930년대의 대공황때에 어떤사람이 "공황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공황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고해서 유명하다.

이 사람들은 연방정부가 베푸는 각종 사회보장혜택도 마다한다. 65세이상
이면 자동으로 누구에게나 지불되는 웰페어(개인당 월약600달러)도 받지
않는다. 노동능력을 상실한 노인들은 마을 한복판에 있는 노인하우스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손자 손녀들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거들기도 한다.

다시한번 아미시들을 만날 기회가 오면 코리아의 온국민에게 살맛을
잃게한 이번 낙동강 오염실태를 전하고 "공해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느냐"고 물어볼 참이다. "공해가 도대체 무어냐"고 되물어 올테지만
말이다.

경남 진해시에 사는 한 주부가 라디오전파를 통해 "문명의 이기가 판을
치는세상에 똥물을 수돗물로 내보내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
소리가 귓전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