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8월. 여름의 무더위가 한창일 무렵 우리들은 중국에서 북경과
상해의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모 일간지의 광고관련자 초청으로
함께 중국여행길에 오른데서 우리들의 모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동반자들은 약20여명이었다.

우리들은 당시만해도 중국여행이 특수층에게만 허용되는 상황이어서
매우 들뜬 기분이었고 중국당국에서도 우리들을 귀한 손님으로 환대해
주어 약간은 우쭐한 기분이 들정도였다.

이때 어느 누군가가 서울에 돌아가면 저녁이라도 함께 하자는 제의를
했다.

그래서 만난 사람들이 한국야쿠르트의 박상기전무 엘칸토의 정선기사장
전 크리콤사장 정수균씨 삼희기획의 공상의 상무 고려화학의 유광열이사
옴니콤의 변이근사장과 필자 등이다.

모임의 명칭은 한마음 북경회라 정했다.

회장은 박상기전무가 맡아 지금까지 장기집권(?)중이다.
연배도 높은데다 항상 대형다운 면모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만나면 형님 아우로 부를 정도로 사심없는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스폰서가 되어 저녁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점심을 같이 한다.
만나면 우리모두의 관심사항인 광고업계 이야기에서 출발 경제계일반
정치 국제경제까지 거론하다가 각자의 집안이야기 아이들문제를 같이
고민하는등 종횡무진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런가하면 모임후의 동양화감상(고스톱)은 빼놓을 수없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간이 너무 뺏긴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 1년에
한두번으로 만족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연말이나 연초에 갖는 부부동반모임에서는 부인들끼리도 형님
아우사이가 되어 아예 남편들을 제쳐놓고 자기들끼리의 파워를 결집,
우리들께 은근한 압력단체로 부상했다.

우리모임에 들어 오면 승진이 빨라진다는 실증적인 전설(?)이 있다.
그것은 엘칸토의 정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순금제 넥타이핀을 끼고
있는 점이 그 실증적인 현상이다.

회원들중에 승진을 하게되면 순금제 넥타이핀을 선물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사장은 원래부터 사장이어서 넥타이핀을 받을 기회가 없었는데
불평이 심해 곧 회장으로 승진시켜주든지 아니면 가짜 승진 넥타이핀
이라도 주어야할 모양이다.

우리들은 그간 2천여만원의 기금을 모아 두었다. 경조사에 대비하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이라도 가볼 작정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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