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사라고 하면 우리에게 낮선 회사가 아니다.
대형냉장고나 세탁기 TV등 가전제품을 우리가정에서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
이다. GE는 토마스 에디슨이 세운 기업으로 1892년에 백열전구메이커로
출발하여 1920년에는 가전부문을 개척했고 76년에는 유다 인터내셔널을
설립한 인공다이아몬드에서 전기치솔에 이르기까지 약20만종의 제품을 생산
하는 세게적인 다산업회사이다.

이 GE사가 우리 일진아이아몬드사를 상대로 공업용다이아몬드제조기술의
도용혐의로 소송을 제기하여 보스턴연방법원으로부터 "7년간 생산을 중지
하고 30일이내에 제조설비를 폐기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물론 확정판결
은 아니고 당사자들은 상급법원에 기대를 거는 눈치이지만 전문가들의 견해
에 따르면 관례상 상급법원에서 사실관계가 바뀔 여지는 거의 없다는 것
이다.

이 사건에 대한 미국측 시각은 피터슈바이처의 저서 "국제산업스파이"
(한국경제신문사간)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중국출신의 쑹 쳰밍은 77년
에 GE사에 입사하여 합성다이아몬드생산의 효율성 제고방법을 개발하고
보다 큰 합성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는
노턴사에 스카웃되면서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떠났으며 86년 1월에는
노턴사에 재직하면서 유나이티트 머시너리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88년2월에 일진은 쏭과 100만달러짜리 계약을 채결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진의 이관우사장은 85년부터 88년까지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제조기술을 독자 개발했으며 대량생산을 위해
서울대 신소재개발연구소에 기술개발을 의뢰하여 91년에 5,000t 규모의
양산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사장은 양산화기술개발과정에서 쳰밍에게
재공받은 3,000t 규모 도면은 아예 폐기처분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유의할것은 종래 무역전쟁이라고 하던 개념이 기술전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세계 공업용다이아몬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GE사와 영국의 드 비어스사가 이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한국기업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기술도용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90년에 두차례나 GE사가 일진에게 공장매각을 종용했었다는 사실에서도
짐작할수 있다. 우리는 세계의 거대기업에 빌미를 잡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