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통역가이드 강경임양(24). 그녀가 맞는 갑술년 새해 아침의
설레임은 남다르다.

올해가 바로 자신의 띠인 "개띠 해"이자 "한국방문의 해"여서 그
어느해보다 벅찬 설레임 속에서 새해 아침을 맞았다. 통역가이드로서
올해 펼쳐질잔치를 알차게 꾸밀 꿈에 부풀어 있다.
서울정도 6백년을 맞아 열리는 한국방문의 해. 행사기간만 3백65일인
관광올림픽이다.
이 잔치를 통해 유치할 외래관광객은 자그만치 4백50만명. 이들이 느낄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통역가이드의 일거수 일투족이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게 좋아 통역가이드가 됐어요. 6백년이상
간직해온 한국의 참모습을 외국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게 올해 소망입니다"
그래서 강양은 요즘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우느라 한창이다. 외국인에게
우리것을 보여주려면 제 자신부터 전통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라고
설명한다.
그뿐 아니다. 우리 문화와 생활의식의 뿌리인 불교와 유교도 공부하고
있다. 시간만 나면 대학때 배우고자 했던 판소리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볼
계획이다.

"적어도 6백년이상 간직해온 한국의 참모습을 보여주려면 제 자신부터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개띠해인 올해를 멋지게 장식할
한국방문의 해 행사에 주역으로 뛸 준비는 이미 오래전에 갖춰졌다.

그녀는 86아시안게임(서울 중앙여고1년때)과 88서울올림픽(성신여대
법학과1년 재학)이 열렸을 때 자원봉사요원으로 일하면서 국제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하고 차근차근 바탕을 쌓아왔다.

"우선 제 자신을 외국인에게 표현하는 영어부터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강양은 지난 92년 대학졸업 후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관광교육원(통역가이드 준비과정)에 다녔다. 기간은 1년. 지난해 3월
"민간외교관"으로 불리우는 영어통역가이드 자격증을 땄다. 현재
킴스여행사 전속가이드로 활동중.

"지난해 여름 독일인 9명을 안내해 송광사에 갔을 때였어요. 저녁
노을이질 무렵 스님 한 분이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법고와 목어를
두드리는 광경을보고 우리 모두 할 말을 잊었어요" 그때 "바로 이게
우리의 관광자원이야"라는 생각이 강양의 머리를 때렸다고 회상한다.

강양이 실망했던 에피소드 하나.

지난해 가을 법주사에서 강양이 외국인들에게 경내의 돌연못을 가리키며
1천년이상 됐다며 유래를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막상 들여다본 돌연못속엔 세월이 배인 이끼 대신
우리관광객이 마구 버린 담배꽁초와 휴지로 가득해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강양은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달아오른다고 털어놓았다.

통역가이드 직업전선에 뛰어든지 11개월째. 아직은 아마츄어다. 강양은
그러나 "택시기사의 불친절과 도로영문안내판의 부족이 시급히 개선할
문제"라고나름대로 관광개선안을 밝힌다.
자신이 안내했던 외국인들이 귀국해 보내는 감사편지를 받을 때 일의
보람을 느낀다는 통역가이드 강양.

그녀에겐 한국방문의 해인 갑술년이 가장 신나게 일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