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미씨(여.20.서울 동대문구 전농동)는 대한생명이 금융상품으로
내놓은 저축성보험의 일종인 "노후복지연금보험"을 들려다 "불가"통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회사측의 컴퓨터조회결과 자신도 모르게 지난 2월 대한생명의 "새가정
연납보험"에 가입계약이 맺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험계약고가 개인보험가입 상한선인 3억원이어서 신규보험에
더이상가입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거액의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없는 손씨는 정확한 사정을
알아보느라 며칠동안 불편한 마음을 감출수 없었다.
행여나 3억원의 보험금에 대한 증여세를 자신이 부담해야 할지도 모른
다는 불안감에도 시달렸다.

이유를 알아본즉 대한생명이 무리하게 계약고를 증대시킬 욕심에서
빚어진 타인 명의의 무단 도용(도용)이었다.
즉 보험모집인이 손씨처럼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보험 피계약자로 될
경우불입보험금이 싸다는 점을 이용,당사자의 동의없이 고객들에게
알선해주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다.

보험영업세계에서 모집인이 손쉬운 고객확보를 위해 이처럼 저연령층의
명의를 다수 확보해두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또 그것은 모집인 능력의 척도이기도 하다.
손씨의 경우는 원래 4천5백만원의 단일통장으로 보험에 가입하려던
박모씨가 모집인의 권유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1천만원이하의 다섯개
보험에 분산 가입하기위해 손씨의 명의를 이용한 것.

실적쌓기에 급급한 회사측의 묵인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보험회사의 변칙영업행위는 이렇게 드러났다.
S보험회사의 한고위관계자는 이에대해 "비교적 수익률이 좋은 3년미만의
단기연납보험에 타인명의 도용이 많이 행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이 차명계좌를 인정하는 등 금융실명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보험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상당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변칙영업활동이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보험영업소에 대한
감찰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생명은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자 지난 22일 뒤늦게 계약을
해지하고 원래 계약자인 박모씨에 대해서도 해지에 따른 피해보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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