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철강업체들은 지역에 따라 뚜렷한 부침현상을 보였다. 미국
업체들의 영업실적이크게 호전된 반면 기존의 철강대국인 일본과 유럽의
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세계 철강업체들의 희비는 자국을 비롯한 소속지역 경기의 부침에서
비롯됐다. 이는 철강제품이 투자나 투기적 거래가 아닌 자동차를 위시한
실질적인 산업수요에 따라 소비와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를 앞두고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반면 일본과 유럽에서는 자동차등
기간산업이 대량감원과 적자보전에 급급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올 3.4분기중 고로사들은 자동차산업의 호황에 따른
판재류가격의 인상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US스틸은 올
3.4분기중4천5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2천9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작년 동기와 큰 대조를 보였다. 지난 3.4분기까지 이 회사의 총 영업
이익은 7천5백만달러이며,현재 가동률은 95%에 이르고 있다.

작년 3.4분기중 5천8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베들레헴사의 경우도
올 3.4분기중 3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바네트회장은
강재가격 인상과 함께 영업비용 감소및 시장수요에 적합한 제품배합을
실현했기 때문이라고 영업실적 호전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특수강업체들도 대체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보이고 있다. 4대
특수강업체들은 지난 3.4분기중 5천7백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동기의 4천2백만달러에 비해 37%나 높아진 것이다.

특수강업체들이 생산하는 스테인레스제품의 소비량은 오는 95년까지
플레이트류는 연간 15.3%,판재류는 연간 3.5%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95년 플레이트류의 예상소비량은
21만2천t으로,판재류는 1백26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고로사들은 지난 상반기중 80억~1백70억엔의 경상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상위 5개사를 합쳐 전년동기보다 7.9% 감소했다. 지난 3.4분기중
조강생산량은 대중국 수출이 급증함에따라 크게 증가했으나 t당 강재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영업실적 악화의 주 요인이 됐다.

이들 회사들은 내년 3월말로 끝나는 하반기에도 대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반전됨에 따라 대규모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중 상위 5개사의 경상적자 규모는 신일본제철과 NKK(일본강관)
이 각각 1백67억엔과 1백54억2백만엔, 천기제철과 주우금속,신호제강이 각각
83억1천4백만엔과 90억1천만엔,81억6천1백만엔에 이른다.

유럽지역 철강업체들은 작년 한해 동안 총4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의 적자폭은 작년에 비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의 브리티시스틸이 유일하게 2천5백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며 네델란드의 후보벤스와 프랑스의 유시노 사실로의 경우 각각
2억달러와10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독지역의
에코슈탈사 재건문제로 정부와 업계가 마찰을 빚고 있는 독일의 경우
튀센과 쿠르프-회쉬사가 각각 6억달러와 4억달러의 순손실을 볼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저널 오브 코머스지는 최근 내년 세계 철강업계는 한국과
미국등의약진이 기대되는 반면 기존의 철강대국인 일본과 서유럽의
하향세가 예측되는등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 7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덤핑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바 있어 대미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주요 철강메이커들은 자동차업계의 수요가 잇따르자 내년
철강가격을평균 3% 인상키로 결정하는등 올해의 흑자전환에 이어 흑자폭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