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경제기획원의 기능은.

"과거와는 달리 경제가 커지고 복합화됐다. 고도성장기에 앞장서서
끌고가는 역할보다는 이젠 뒤에서 밀어주어야 한다. 지도자보다는
후견인의 역할을 하겠다"

-경제시책의 최우선과제는.

"조금 시간을 달라. 간부들의 보고를 받은 뒤에 정리된 것을 가지고
책임있게 말하겠다"

-밖에서 본 그동안 경제운용에 대한 평가는.

"경제정책의 방향정립은 대체로 잘 됐다고 본다. 다만 미흡한 것은
운용의 묘다. 행정은 계획이나 목표보다 역시 운용이다"

-내년 경제운용의 중점을 어디에 둘건가.

"이미 마련된 계획안을 존중하겠다. 문제는 매니지먼트다. 리더십
발휘가 중요하다"

-규제완화를 경제철학으로 갖고 있다고 들었다. 삼성의 승용차진출도
허용해야 한다고 일전에 말했다는데.

"그런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규제완화는 내 신념이다. 지켜봐
달라. 규제를 완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야한다.
구서독의 라인강기적이 별건가. 에르하르트가 한 일은 나치의 파시즘
등장이후 누적된 행정규제를 마찰이 생기건 말건 없앤 것이다.
에르하르트 전독일총리 말대로 "나는 사업가나 국민과 싸운것이 아니라
내부하와 보좌관들과 싸웠다"를 실천하겠다. 누군가 희생타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것이 있나.

"규제를 완화하는 소극적 형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유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사회간접자본투자에 민자유치를 극대화하겠다. 민간이
짓겠다는 것은 과감히 넘기겠다. 민자유치특별법안을 연내에 관계장관
끼리 마무리지어 내년최초 국회에 제출하겠다"

-대기업의 참여도 허용하겠다는 뜻인가.

"여론의 지원이 필요하다. 공정경쟁을 시켜 (사업권을)내 준다면
두려울것 없다. 오해가 있다면 장관으로서 책임을 지겠다"

-중점추진분야는.

"첫째로 농.어업및 농어촌사회재건에 힘쓰고 둘째로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힘쓰겠다"

-이미 마련중인 공기업혁신방안은 어떻게 처리할건가.

"일단 마련된 안은 시행하겠다. 개인적으로 보면 더 과감해야 된다고
본다. 2단계에서 내가 더 과감히 하겠다"

-가격구조가 많이 왜곡돼있다. 가격현실화 계획은.

"물가는 그때그때 현실화시켜야 한다. 국가경쟁력의 기초는 현실화된
가격이라는 것이 경제학의 ABC다. 택시나 버스요금도 현안과제다.
가격이 왜곡되면 결국 소비자와 시민이 손해본다"

-농지은행 농촌부흥세등 농어촌대책은 예정대로 추진되나.

"농촌만이 아닌 어촌이 함께 포함돼야 한다. 목적세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지은행도 필요하리라 본다. 농지소유제도 농민의 자산
가치가 증대되는 방향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부처간 이견이 생기면 어떻게할 것인가.

"경제정책이 일사불란할수는 없다. 당연히 잡음이 있고 다양한 이견도
나와야한다. 일사불란하면 관계부처의 독자성이 못나온다"

-무노동 부분임금관련 기자회견처럼 장관끼리 합의하고도 딴소리가
나오면.

"그런 사태는 곤란하다"

-경제수석과 관계정립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잘못하면 서로가 손해다"

-청와대에 농수산수석비서관을 두는건 너무 사공이 많은것 아닌가.

"김대통령께서 두가지를 당부하셨다. 하나는 경제팀을 장악하라는
것이고 또하나는 농어촌과 농어업문제는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농림
수산부장관을 도와주라는 것이었다. 통치권 차원에서 적절한 것이었다고
본다"

-규제완화가 신념이라고 했는데 기업들은 공정거래정책도 규제로 느끼고
있다. 어떻게 할것인가.

"기업은 생리적으로 크게 마련이다. 비대해지면 경제력이 집중된다.
공정거래법상 규제완화는 업종과 사안에 따라 다르다"

-전임부총리에 대한 평가는.

"전임 이부총리는 금융실명제실시 쌀시장개방등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던
2대난제를 타개했다. 나는 이부총리에 비하면 러키한 편이다. 자신이
있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