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에서 도예가로 변신한 색다른 경력의 작가 우승보씨(43)가
18-27일 서울종로구인사동 갤러리서호(723-1864)에서 첫개인전을
갖는다.

"서양화를 그리면서 왠지 모르게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고민하던 중 우연히 경남양산에 있는
도자기가마에 갔다가 흙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 그때가 80년. 부산
태생으로 동아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중견서양화가 이청운씨와
동기이다) 개인화실을 운영하면서 화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해가던
시절이었다.

흙이 더 좋다고 마음먹은 우씨는 그때로부터 꼬박 10년이상을 경기도
이천에 있는 도자기가마(일월요)에 틀어박혀 분청사기와 고백자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옛백자는 색과 표면 모두가 거칠고 투박하지만 은근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요즘의 백자는 깨끗하고 매끈하지만 은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옛백자의 멋은 지니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떻게든 옛백자의
멋을 찾아보려 흙을 직접 만들고 유약도 옛날유약을 썼습니다. "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고의 노력끝에 조선조초기 백자의 멋을 살려낸 고백자와
서양화가 출신답게 회화성을 가미해 만든 분청작품들을 함께 발표한다.

출품작은 "무상" "강남대로에서" "초겨울" "나무아래" "덜된 것"등
50여점.
"전통은 박제가 아니라 오늘날 살아 움직이는 우리의 양식입니다."
전통도예의 전승보전과 이를 바탕으로 한 현대도예의 창출에 힘기울이는
우씨의 나직하지만 힘있는 한마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