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완전타결이 눈앞에 다가왔다. 115개의
나라들이 지난 7년여동안 밀고 당기며 몇번이나 파국의 위기를 넘긴 끝에
금융 시청각등 몇몇 분야를 뺀 대부분의 분야에서 합의를 보고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협정최종문안의 인쇄에 들어갔다. 이 협정안은 각국 의회
의 비준등을 거쳐 오는 95년부터 발효되게 된다.

그동안 쌀개방문제에 가려 주목을 받지못했지만 UR협상안에는 공산품의
관세인하및 서비스시장의 개방, 반덤핑규제강화, 보조금철폐와 상계관세
부과등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내용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UR협상은 정부의 규제및 지원철폐를 통한 자유경쟁의 강화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경쟁력이 강한 기업이나 산업은 더욱 발전하는데 비해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나 산업은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다.

문제는 자유무역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경쟁력
격차가 크다는 현실에 있다. 미국 일본 EC등은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바탕
으로 자국시장을 지키고 나아가 세계시장을 독차지하기 위해 혈안이지만
개도국은 어렵게 이룬 그동안의 경제발전마저 지키기 어렵게 되기 때문
이다.

UR협상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잔치라는 비난도 이러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힘없는 개도국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지 않을수 없으며 우리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특히 정부보조금의 철폐는 정부에 기대거나 정경유착으로 돈을 번 많은
분야에 큰 타격을 줄것이다. 또한 서비스시장의 개방으로 부가가치통신,
전문건설등 부가가치가 높고 고도기술이 필요한 분야와 금융, 유통등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한 분야에 대한 선진외국업체의 진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기업들은 품질개선 기술개발 생산성향상 원가절감등을 이루지
못하면 살아남을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비상한 결의를 다져야겠다.

지금까지는 선전과 구호에 그친 감이 없지 않으며 특히 공기업의 비능률과
집단이기주의,무사안일등은 하루빨리 척결되어야 한다. 원론적인 좌담이나
걱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가 제시되어야 할것이다.

또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대로 세계시장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때
에야 국내시장도 지킬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니 이제는 국내시장
과 해외시장의 구별자체가 무의미한지도 모른다.

위기는 또다른 기회라고 한다. 우리가 UR협상의 타결을 계기로 자체정비
와 경쟁력강화를 위해 힘쓸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바꿀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