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종목의 주가차별화인가 아니면 기관의 밀어붙이기인가.

자산주에서 업종대표 우량종목군으로 이어지는 주식시장의 흐름속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고수준에 와있지만 증권사의 시황분석 책임자들은
한결같이 뭔가 석연치않다는 반응들이다.

기관이 점찍어 놓고 사들이는 종목들의 상승에 의지해 시장이 좌우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일부는 "파행""횡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심한 저항감을 나타낸다.

지난해 14.3%였던 기관들의 매매비중은 올들어 계속 높아져 이달들어 9일
까지는 무려 34.1%에 이른 상태에서 기관이 어느종목을 사느냐에 귀를
기울이다 지친 지점객장의 일반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더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9일 일부업종에서 주연급 대신에 조연급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대표급
종목들의 초강세는 계속됐다. 은행주 가운데서 장기신용은행 제일은행 등
몇몇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몇백원씩 하락하는
차별화현상이 나타났다. 많은 증권주들이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대우증권은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주가가 큰폭으로 뛰었다.

10일에도 종목간 주가등락은 크게 엇갈렸다. 주식분석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상승이유가 우량주라는 측면보다는 특정기관들의 집중매입에 있는
것으로 보면서 시세조종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한투신이 대주주 지분매각 정보를 사전입수한 금호석유화학주식을 대량
매도한 예에서와 같이 일부 종목은 증권사에 대량으로 강매하면서 점찍어
놓은 종목에는 증거금이 필요없는 점을 악용,대량의 상한가 매수주문을
낸다. 10일 6백60만주나 쌓인 한전주 상한가매수주문의 대부분은 기관
주문이라는 추정이다. 이같은 상한가 매수 잔량이 감히 "팔자"주문을 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는 10일 일일시황분석자료에서 최근 대형우량주의 상승과 관련해
"현재 시세선도주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시세가
시세를 부르는 가열된 시장분위기를 아무리 동조한다해도 어떠한 형태의
조정도 생략된 대형주들의 지속적인 급등은 합리적인 시황관의 범주에서는
수용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관이 쥐고흔드는 현재로서는 단기적인
시장예측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 증권사의 시황분석자료도 있다.

삼성증권은 10일자 투자가이드에서 한정된 기간에 최대의 성과를 올리려는
기관의 젊은 주식운용담당자들이 성장주에 집중투자,이들종목의 주가수익
비율(PER)이 50배까지 높아졌다 주가가 하락한 미국 뉴욕시장의 예를 들어
단기급등의 후유증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