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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8일 정부의 "신경제 국제화전략"발표를 계기로 기업의 국제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의 시대
에서 우리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국제화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통해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의
자유무역질서를 서비스 농산물로까지 확장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한편으로 EC통합이나 NAFTA등과 같은 지역주의 추세 또한 동시에 거세지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경우도 금융등 각종 서비스 산업에서 자본거래
농산물 교역에 이르기까지 시장개방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모든 산업
에서 구내외시장을 막론하고 외국선진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적인 선진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품개발과 자원의 조달에서부터
생산,판매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초월,전세계적인 시각에서 기업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냉혹한 국제경쟁속에서 우리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금
까지의 소극적인 국내중심의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국제화 전략을
펼쳐야 할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럭키금성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신문사는 공동설문조사를 통해 어떻게 우리
기업을 국제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알아보고 전문가들의 토론
을 통해 기업의 국제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부 정책과 기업 전락을 모색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이윤호 럭키금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의 사회로 정구현
연세대교수, 손찬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최세형 무역협회 상무와 김영철 진도그룹 부회장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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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호 럭키금성경제연구소대표이사 = 요즘 우리는 유행처럼 국제화를
얘기하고 있다. 어느새인가 국제화가 우리경제의 당면과제가 된 것도 사실
이다.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김영삼대통령이 귀국
일성으로 세계는 무서운 속도를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국제화란 무엇이며 이것이 왜 필요
한가부터 이야기를 꺼내보자.

<> 최세형 무역협회상무 = 국제화란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국민경제에서
대외경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
한 결과치에 불과하다. 이런 사후적인 결과보다는 우리의 제도나 의식이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제도나 의식
이 먼저 국제화돼야 우리 경제가 명실공히 국제화될수 있다.

<> 김영철 진도그룹부회장 = 기업이 국제화된다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팔릴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처럼 국내기업이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생산하고 판매하는게 아니라 이러한 구분 자체를 없애는
것이 국제화란 얘기다. 이같은 국제화를 위해서 기업들은 우선 경영거점을
세계 곳곳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기업의 현지화도 절실한 과제다. 세계를
목표로 한 이러한 기업경영전략이야말로 국제화의 첫걸음이다.

<> 정구현 연세대교수 = 국제화란 결국 우리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폐쇄적인 경영을 해선 기업이 살아남을수 없다. 지금
은 지구적 자본주의 경쟁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이 자본 기술등
에서 보다 유리한 경영조건을 찾아 세계를 뛰어다니지 않고는 결코 이 경쟁
에서 이길수 없다. 따라서 이제 국제화는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대안없는 길이라고 할수 있다.

<> 손찬현 KIEP연구위원 = 우리기업의 국제화가 왜 필요한가는 선진국
기업이 국제화했던 이유를 따져보면 분명해진다. 오는96년 OECD(경제협력
개발기구) 가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선진
기업들의 변신과정을 다시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경제
개발과정에서 수출에만 온갖 관심을 집중시켰던 반면 선진국들은 국내 실업
문제 해결이 관건이어서 외국인투자유치에 열을 올렸던게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도 고용문제해결을 위한 국제화전략을 세워야 할때가 올지도 모른다.
선진국들의 국제화과정을 분석하고 차차 다가올 환경변화를 염두에 두어
가며 국제화전략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 이 대표이사 = 국제화가 어차피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면 머뭇거리거나
돌아가기보다는 지름길로 가는게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기업
의 국제화는 어느정도 이뤄졌으며 기업들의 국제화를 위해 제거해야할
걸림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보자.

<> 최 상무 = 국제화의 가장 큰 장애요소는 바로 우리 의식속에 있다.
시장을 개방하면 경쟁이 치열해져 우리가 손해를 볼것이라는 피해의식에서
국제화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것같다. 그러나 이젠 상품뿐아니라 자본 기술
사람등 생산요소들까지 국경을 초월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계에서 혼자 고립돼 살아갈 생각이 아니라면 이같은 환경변화
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생산품뿐아니라 기술 경영등 생산요소의
경쟁력도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경영
활동을 하는데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은 철새와 같다. 국내경영환경이 다른
나라에 떨어지면 언제든지 보따리를 싸고 나가는게 외국기업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손 연구위원 = 정부의 각종 규제및 인허가절차의 복잡성이 우리의
국제화를 더디게하는 주범중 하나다. 이는 외국기업이 국내에 진출할때나
우리기업이 외국에 나갈때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금융등 자본시장의 규제
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화가 당위라면 조금 힘들더라도
과감한 규제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개혁하는 자세야말로 국제화의 기본이다.

<> 김 부회장 = 우리가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가장 아쉬운 점은 상호신뢰
공존공영의 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기업이 외국에 나가 합작투자
를 하는 경우 성공사례가 많지않은 이유도 자기이익만 따지는 자세 때문
이다. 외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보면 현지인을 고용하더라도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지인을 우리의 경영패턴대로 따라오게
한다거나 파견직원이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점등은 공존공영의 기업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적 포용력을 갖는 것이 우리기업의 국제화에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

<> 정 교수 = 부품에서 완성품까지 전부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야 선진국이고
수출증대가 곧 국제화라는 고리타분한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부품이든
완성품이든 자국이 자신있는 생산분야에만 치중하고 나머지는 보다 유리한
조건의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게 바로 국제화다. 또 상품의 수출만이
아니라 생산 판매체제 자체를 현지화하는 것이 진정한 국제화인셈이다.

<> 이 대표이사 = 국제화를 위해 풀어나가야할 과제들이 정말 한두가지가
아닌것같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우선적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이 해야할 일들을 꼽는다면.

<> 정 교수 = 무엇보다 기업은 어떤면에서건 경쟁력 우위를 가져야 한다.
무엇이든 한가지라도 세계적 수준의 강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기업중 현재도 상당히 국제화돼 있는 기업들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자기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그룹에 속할만큼 경쟁력이 있다
는 점이다. 또 정부쪽에선 가능하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있는 족쇄를 풀어
주는게 긴요하다. 국제화는 결국 기업들이 하는 것이다. 정부가 무언가
하려고 들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단지 정부는 사람을 키우는
일정도만 도와주면 된다고 본다.

<> 최 상무 = 기업은 개방을 해 경쟁환경이 조성되면 나름대로 적응하게
마련이다. 금리 임금등 가격경쟁요소만 외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해주면
나머지 경쟁은 기업 자신에게 맡겨야 한다. 과거엔 기업을 육성한다는 차원
에서 규제를 많이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기업을 인위적으로
키우는 시대가 아니라 스스로 크도록 여건만 조성해주는 시대가 됐다. 일정
한 규범을 어기면 제재를 하더라도 우선은 기업을 믿고 과감히 규제를 풀어
주는게 필요하다.

<> 손 연구위원 = 외국기업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알레르기 반응부터 해소
해야 한다. 외국상품을 수입하는 것보다는 외국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직접
생산하는게 고용창출 기술이전등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것이다.
외국기업을 국내에 끌어들이기 위해선 임금 금리등에서 메리트가 있어야
하나 우리의 경우 이런 매력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따라서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기업이 외국에 나가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각종 불필요한 규제도 해소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김 부회장 = 지금 세계경제환경은 지역주의와 세계주의가 혼재돼있다고
할수 있다. 이런때야말로 실력양성을 통한 국제화로 우리경제의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
하고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전략도 보다 다각화하는 노력이 긴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