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각종 재료에 휩싸이며 활발한 순환매를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초우량주를 주축으로한 "종목차별화"작업이 꾸준히 진행되는
형국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10월초의 700선에서 지난달 20일 850고지를 향해
약진한 다음 지난2일 800선가까이 되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흔히들
상승장세의 조정폭을 단기상승폭의 3분의1수준으로 본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미 조정기를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조정국면 진입과 함께 그동안 장세를 이끌어오던 자산주들에 대한 힘의
공백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초우량대형주를 중심으로한
순환매수세가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주의 시장움직임을 보면 지난6일 초우량대형주로 불리는 블루칩과
자산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과시하며 종합주가지수 상승폭을 두자리수로
밀어올렸다. 후장중반께 증권거래법 개정안의 국회재무위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산주들이 꺾여 지수는 소폭 상승하는
선에 그쳤다.

이어 7일엔 저가주들이 매기를 이어받으며 꿈틀했으나 사흘연속 상승에
따른 경계매물로 블루칩의 강세가 주춤한채 약세장을 연출했다.
하룻동안의 휴식을 거친 주식시장은 8일 블루칩과 금융주들이 다시금
순환매수세를 끌어들이며 급등장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끊임없는 순환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블루칩이 확연한
주도주로 자리잡지 못한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전히
주변여건이나 재료들이 장세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8일의 금융주강세에 대한 요인을 살펴보면 고객예탁금 증가세와
금리안정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자금사정의 바로미터격인 예탁금은 지난2일까지 큰폭으로
감소했으나 3일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사흘동안 5백93억원이
늘어났다. 이같은 예탁금 증가세가 투자심리를 되살리면서 물량부담이 큰
금융주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물론 단자주의
경우는 이달중순께 업종전환기준이 발표될 것이라는 재료를 안고있다.

게다가 최근 3년만기의 사채수익률이 연11%대로 진입하는등 시장실세
금리가 안정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금융주강세의 한요인으로 지목된다.
또 지난3.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6.5%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데다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는등의 실물경기
회복조짐이 투자가들의 관심을 블루칩으로 쏠리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상장사들의 부도사태도 저가주들에는 충격을
주었지만 블루칩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전반적으로는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쏟아진 통화량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오히려 떨어졌고 금리및 국제유가가 하향안정된 것도
주식시장에선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에선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또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그여파로 이번주초 강세를 보였던 농기계전문업체의 주가가 약세로
반전되고 농약 비료등 농업관련종목이 대부분 힘을 잃고있다. 대체로는
수출관련주들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차별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중장기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순환매장세에서 기관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신증권의 김대송상무는 "최근 기관들이 포트폴리오상 대형우량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면서 당분간 블루칩의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무는 또 자산주의 경우에는 실적이 뒷받침
되는 종목과 단순히 자산가치만 높은 종목사이에 뚜렷한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말배당과도 연결되는 저PER(주가수익비율)주와 성장성이 있는
개별종목들도 순환장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