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29일 국회연설에서 야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쌀시장개
방 불가''를 천명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이 쌀시장 개방 반대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하고 쌀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표명 없이는 예산심의를 계속할
수 없다고 나서 정국의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쌀시장 개방문제
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끝에 농협을 비롯한 농민단체 및 재야단체와 연대해
쌀시장 개방반대 1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전까지 정부
에 전달하고 각 시.도 지부별로 반대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구체적 일정과
방법을 30일 오전 이기택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의 본회의 연설과 관련해 `쌀시장 개방불가방
침''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의원 39명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국회연설에 참석한 44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홍영기.김병오.양
문희 의원 등은 의석 앞에 "쌀개방 불가"라고 쓴 종이표지를 세워놓고 연설
을 들었다.
이날부터 부별심의에 들어간 예결위에서도 민주.무소속 의원들이 쌀 공세
를 벌이는 바람에 초반부터 파란이 일었다.
이해찬.이희천.조순환.변정일 의원 등은 "쌀 개방을 비롯한 우루과이라운
드 협상 문제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없이는 앞으로의 국민경제 계
획을 세울 수 없으며 부별심의의 의미도 없다"며 먼저 쌀문제에 대한 정부
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3역 회담에서 30일 본회의를 소집해 쌀개방 문제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하자고 제의했으나, 민자당은 "예산심의를 이틀앞둔 시
점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자는 것은 의사지연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거부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