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기성장률이 예상됐던 것보다 높은 6.5%를 기록하자 이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선 것 같다는 기대를 부풀게 하고있다.
적어도 외형상 지표는 그런 기대를 갖게 했다.

작년 4분기를 경기저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 성장률은 그이후 매분기마다
1%포인트 이상씩 상승곡선을 타고있다. 그러나 성장내용 경기회복 진행속도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그런 낙관은 성급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첫째 우선 4분기엔 성장률이 다시5%대로 물러앉게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3분기 성장은 특수요인이 있어서 였다. 작년 같은기간의 성장률이 낮았었고
추석연휴가 4분기로 넘어가 있으며, 금융실명제실시로 인한 일부 과소비가
있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적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의 경기가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20%도 안되고 오히려 45%
가 나빠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최근조사에서 밝히고 있다.

둘째 수출의 회복속도가 완만해 성장주도를 못해주고 있다. 3분기 수출
신장률은 10.3%로 전기보다 3.8%나 높아졌고 11월중 수출도 17%나 늘어나고
있다. 바이어도 3분기들어 46%나 더 찾아 오고 있다. 그러나 3개월후의
수출예고지표인 수출신용장(LC)네도액은 5~6%증가로 둔화되고 있다. 환율
환경도 더이상 덕보길 기대할 수 없게 변해가고 있다. 지금 우리경제구조
로는 수출이 성장을 주도해 줘야 한다. 수출신장 속도와 힘이 과거회복기
에 비해선 월등히 약하다.

셋째 설비투자는 아직도 겨울잠을 자고있다. 설비투자증가율이 5.6%로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돼 있지만 성장잠재력의 잣대라고 할 수있는
일반범용기계투자는 오히려 15.9%나 줄어들었다. 기계류수입도 10월엔
17%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그만큼 부진한다는
얘기다.

넷째 민간소비증가도 탄력이 없다. 자동차 TV등 내구 소비재의 판매증가로
민간 소비는 전기에 비해 0.8% 늘어났지만 이것은 새해 특소세실시전
선취구매에 의한 것이다. 민간소비증가로 구매력이 늘어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이번 예상밖의 고율성장은 또 물가를 담보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금융실명제실시이후 방만하게 풀린 통화량이 지금은 경기회복에 도움
이 되겠지만 내일은 물가상승을 가져온다. 그것은 또 하나의 거품경제다.
지금 선진국들도 경기가 회복되는 것 같다가 다시 주저앉는 이중침체
(double deep)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