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7일 부사장에서 대우이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2백65명을
승진시키고 34명을 전보하는등 창업이래 최대규모인 2백9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5일의 사장단인사에 이어 이뤄진 이번 후속인사에서 삼성전자
손욱전무등 6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 24명이 전무로,42명이
상무로,64명이 이사로,1백29명이 대우이사로 승진했다.

이는 지난해말의 부사장 15명 전무24명 상무 43명 이사 64명 대우이사
1백1명등 2백47명승진에 비해 훨씬 많아진 것으로 특히 신임임원인
대우이사 승진자수를 대폭 늘렸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가 "질위주의 신경영실천은 인사개혁으로부터"라는
이건희회장의 방침에 따라 개혁분위기가 전체 조직에 확산될수 있도록
조직활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총 승진임원 2백65명가운데 24명을 해당직급 1~2년차에서 상위직급으로
발탁하는등 임원의 평균 연령을 대폭 낮췄다. 이번 인사에서 지난 76년
입사한 공채17기,77년 입사한 18기출신 부장급들이 대우이사로 많이
승진했다.

삼성그룹은 특히 이번 인사에 이어 다음주중 단행될 임원보직인사에서
"사장보좌역"자리를 신설,부사장 전무급 임원들을 이자리에 대거 발령해
"일선임원"들을 젊은층으로 교체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삼성은 "사장보좌역제"가 전략적 기획선점경영과 신경영실천을
겨냥한 분위기쇄신을 위한 것으로 고위임원들이 사장의 전략구상을 돕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5일의 사장단인사에서 김연수중공업사장등 5명을
상담역으로,채오병제일수직대표등 4명을 경영고문으로 추대하면서
경영일선에서 퇴직시켰는데 "사장보좌역제"의 신설로 "실질적인 물갈이"의
범위가 전무급 임원까지 내려오게 됨으로써 대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주에는 또 임원 50명이 새로 최고경영자(CEO)교육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어 어느때보다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이와함께 각 계열사의 경영지원을 맡고있는
관리담당책임임원을 종래 전무급에서 이사급으로 대폭 교체키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관리"출신들의 승진을 가급적 억제하고 해외근무경험이
풍부하거나 기술부문의 능력있는 사람을 대거 발탁했다. 이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국제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인사구도는 특히 삼성이 고 이병철회장이래 전통적인 강점으로
삼아왔던 "관리의 삼성"시대가 가고 있음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건희회장은 올해초부터 "개혁"을 역설하면서 "관리가 삼성을 망친다"고
말해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부장 1.2년차의 젊은 사람들이 대거 임원으로
발탁됐다. 삼성은 지난해까지만해도 부장 4년차이상을 임원승진대상으로
삼았으나 올해부터 그 대상을 부장 1.2년차로 낮췄다. 이에따라 공채로
입사한지 16년정도된 젊은 부장들이 상당수 대우이사로 승진했다. 이같은
"젊은 임원들의 대거 탄생"으로 승진에서 누락된 고참부장급들도 큰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지난10월의 비서실개편으로 각 계열사로
복귀한 팀장들이 대거 승진했다. 경영1팀장이었던 손욱전무가
부사장으로,경영4팀장이었던 민재홍상무와 감사팀장이었던 한용외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이는 이건희회장의 개혁작업을 각 계열사로
확산시키기 위해 비서실출신임원들에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핵심역할을
맡긴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손복남안국화재상무 이명희신세계백화점상무등
이회장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그룹최초의 여성임원이 탄생했다. 삼성생명
동대전영업국을 맡고있는 보험설계사출신의 임춘자국장(51)이 대우이사로
승진했다.

또 고졸출신임원도 4명을 발탁했다. 여성임원인 임춘자국장외에도
홍가식호텔신라외식담당부장 이상훈삼성전자CAE그룹담당부장 박삼성
삼성물산인도네시아봉제공장장등의 고졸출신들이 새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날 인사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은뒤 나온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각 계열사사장들의 의견을 모아 비서실 인사팀이 안을
만들었으나 이회장이 "개혁의 의지가 별로 반영돼있지 않다"고 질책,수정을
지시해 마지막조정과정에서 승진폭과 대상자가 많이 바뀌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