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미국의 이전가격세제강화와 관련,19일 전경련회관 중회의실에서
"미국진출기업의 종합세무대책"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경련과
미국의 세계적 컨설팅회사 D&T의 공동연구결과 발표를 겸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이전가격세제상의 적정이익방법(CPM)"과 "과소자본및
수익분해규정(Earnings Stripping Rule)" 에 대한 대응방안등이 논의됐다.
D&T의 한국담당파트너 양동표회계사가 발표한 "CPM연구결과-적용의 실례"를
요약해 소개한다.
< 편 집 자 >


80년대 후반부터 외국계기업에 대한 세무행정을 강화해온 미연방국세청
(IRS)는 의회와 여론의 뒷받침을 배경으로 90년대들어 공세를 더욱 확대
하고있다. IRS의 공세는 외국계기업이 미국의 일반기업에 비해 월등히
적은 세금을 내고있다는 분석에서 출발한다. 지난 여름 IRS는 한 통계에서
미국기업은 53%가 법인세를 납부하고있는 반면 외국계기업은 39%만이 세금
을 내고있다고 발표했다. 세금납부규모를 비교해보아도 미국기업은 외형의
1%가량을 세금으로 낸데 비해 외국계기업의 세금납부액은 외형의 0.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계기업이 제출한 매출원가내용을 보면 구입비
가 80%를 차지,미국기업의 63%에 비해 크게 높다. IRS는 이를 본사로부터의
이전가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IRS가 지난 4월 CPM이라는
새로운 이전가격결정방법을 도입하고 외국계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비율을
2%에서 4%로 높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CPM은 납세자의 영업이익이나 과표를 제3자와 비교,적정수준인가를
따져보고 그에따라 이전가격을 조정하는 일종의 이전가격결정방법이다.
외국기업 미현지법인의 이익을 유사한 미국기업과 비교,차액에 대해서는
본사로 이전한 것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제도로 미세법482조 시행령에
규정돼있다. 예컨대 외형대 영업이익비율,영업이익대 영업비용비율,외형대
매출이익비율등을 제3자와 비교해 이전가격조정에 의한 과세소득의
본사이전여부를 따져 세금을 추징하는 제도이다.

한국의 종합상사처럼 영업내용이 다양한 경우에는 기능별로 분해해
미국기업과 비교,적정이익을 산정해 과세하도록 규정하고있다.

그러면 미세법482조 시행령 규정대로 종합상사를 기능별로 분해해 CPM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종합상사 자회사의 기능을 미세법에 맞춰 재고판매
당사자거래 중개거래 금융제공거래 등 4가지 부분으로 분해,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한국종합상사의 자회사에 CPM을 적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이익대 영업비용의 비율(Berry
Ratio라고함)에 근거한 적정이익의 산출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역시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IRS의 일방적인 CPM적용으로 자칫 한국종합상사의 미국내 자회사들이
엄청난 세무상 불이익을 받을수 있다는 얘기이다. 전경련이 IRS에
이제도의 모순과 적용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우려때문이다.

우선 종합상사의 영업내용을 편의대로 미세법에 맞춰 분해한다는것 자체가
인위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무당국이 기능별로 분해해서
만들어내는 수치와 본래 그대로의 미국기업 재무제표간 비교가 객관성을
가질 수있겠는가.

두번째로는 종합상사의 규모나 활동의 다양성이 매우 독특하고 순익을
중시하는 미국기업과 달리 외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아무리 분해해
분석해도 미국기업과 비교가능하게 될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기업풍토에
근거한 분해로는 한국기업 특유의 손익구조를 반영할 수없다는 얘기이다.

세번째로는 IRS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3자가 되는 미국기업을
선정한다고 밝히고있으나 데이터베이스가 제3자를 찾아내기위한 적절한
풀(pool)이 못된다는 점을 지적할 수있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구해지는
제3자는 모두 공개기업인데 반해 종합상사 자회사들은 비공개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지않은 비공개기업의
자료수집이 불가능하다.

네번째로 제3자기업을 선정한다해도 영업보고서상의 내용을 분석하는
정도이지 세세한 기능분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기업별
영업전략이나 영업의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

끝으로 종합상사가 미국기업의 평균이익만큼 영업실적을 올려야한다는
기본개념상의 하자를 들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고있음으로해서 생기는 종합상사 특유의 시너지효과를 무시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합상사들은 IRS의 CPM적용을 피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이같은 CPM적용상의 문제점들을 주지시킴과 동시에 객관적 근거에 입각한
대안, 다시말해서 엉뚱한 세금추징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이전가격산정
방법을 제시해야한다.

재고판매는 미세법상의 제3자가격결정방법이나 재판매가격법을,당사자거래
는 영업이익대 영업비용의 비율로 제한된 CPM을,금융제공거래는 이익분할법
(Profit Split Method)을,중개거래는 제한된 CPM이나 이익분할법을 적용해
이전가격을 산정토록하는게 종합상사에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CPM을 규정한 미세법482조 시행령이 지난4월 통과된이후 아직 구체적인
적용사례는 없지만 외국기업에 대한 미행정부의 세금공세로 미루어볼때
CPM적용은 멀지않아 현실화될게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종합상사들은 IRS의
세무조사에 이끌려다니는 수동적 상황을 기다리기보다는 세금피해를
줄일수있는 적극적 대응책을 세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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