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이 (주)한양의 법정관리로 인한 경영압박에서 벗어나기위해
벌이고 있는 자구노력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다.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업증권매각과 부동산처분에 진전이
없기는 하나 대체로 노사가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상업은행이 자구노력을 발표한 것은 지난 8월. 작년 11월15일 발생했던
이희도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올 5월
한양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 거대한 부실을 떠안게 되면서 창업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된 것이다.

자구노력의 골자는 자회사및 부동산매각 인원감축과 경비절감이었다.

상업은행은 이같은 자구계획을 분기별로 추진하고 있어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은 엿보인다.

우선 인원이 지난15일 기준으로 작년말보다 4백93명 줄었다. 다소
무리하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조기퇴직등을 추진했으나 어떻든
은행으로서는 인건비를 절감하게 됐다. 임원들은 올해 상여금을 받지
않기로해 경비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운동부를 해체,축구선수 16명 야구선수19명 테니스선수5명을 영업인력으로
재배치했다.

골프회원권과 그림도 처분했다. 본점복도나 지점에 걸었던 그림을 떼어내
강당에 진열해놓고 팔고 있다. 지금까지 판 골프회원권은 9개, 그림은
20점이다.

그러나 부동산매각은 부진하고 상업증권 상업상호신용금고 상업투자자자문
(지분40%)등 자회사매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상업은행은 합숙소 연수원부지 등을 팔려고 내놨으나 부동산경기부진
때문인지 실제 매각은 잘되지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감독원이 파악한
결과 지난 3.4분기중 목표했던 부동산매각중 5%정도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일부기업에서 군침을 삼키고 있는 상업증권은 현재
자산실사중이어서 공식적인 가격책정도 안돼있고 원매자는 많지만
한두군데로 좁혀지지도 않고 있다.

상업은행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양에 대한 자산실사가 끝나는데 맞추어
상업증권의 매각공고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시점은 연말로 예상된다.

상업은행은 지난 8월께 상업투자자자문과 상업상호신용금고를 상업증권에
묶어 3천5백억원정도에 팔수 있을것으로 예상했으나 이가격은 극히
유동적이다. 증시동향과 평가방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업은행은 내심 상업증권을 포함한 자회사를 매각하지 않아도 경영난을
극복할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듯하다. 상업증권매각이 대외적인 약속이어서
번복할수 없다는게 은행측의 공식입장이지만 속내는 "안팔았으면"이다.

현재로서 한양의 법정관리로 인해 상업은행이 입을 손실은 총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손실을 만회하기위해서는 상업증권매각이 불가피하다는게
은감원의 시각이다. 다른 방법으로 한양의 손실을 보전할수 있으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현재로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한양의 법정관리로 인한 은행손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
상업은행의 경영도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문제다. 지금과 같은
자구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