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30여명 변수 APEC.UR협상에 결정적 영향.한국,결과 관계없이
새로운 세계무역질서형성은 물론 클린턴미대통령의 정치적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미하원의 찬반표결이
시작됐다.

미하원은 17일 오후(한국시간 18일 새벽)찬반토론에 이어 표결을 실시
하는데 최종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10시께 밝혀진다.

지난해 12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정부가 조인한 NAFTA의 비준여부를
놓고 역사적인 표결에 들어간 하원표결은 현재 지지의원들과 반대의원들의
세력이 백중세를 이루고있어 결과를 예측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클린턴행정부와 대기업을 중심으로한 지지세력은 강력한 대의회로비를
전개,많은 부동표와 반대표를 찬성쪽으로 돌려 놓기는 했지만 비준승인에
필요한 과반수의원(2백18명)을 확보하지 못했다.

게파트 민주당 원내총무와 노조를 중심으로 한 반대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찬반결정을 유보하고있는 30여명의 의원
들이 어느쪽으로 돌아서느냐가 비준 여부의 관건이 되고있다.

이날 AP통신이 집계한 의원 성향조사에서는 지지2백4명,반대 2백명으로
지금까지의 각종 조사에서 처음으로 찬성이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아슬아슬한 통과가 예상되고 있다.

NAFT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간 상호관세를 인하또는 철폐하고 투자를
자유화하는 또하나의 지역경제협정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세계는 이에대한
의회비준여부에 온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 까닭은 우선 시기상으로 NAF-
TA의 의회 비준표결이 세계 경제사를 바꿀만한 일련의 세계경제 사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의회표결은 시애틀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회담 직전이면서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루어진다.

따라서 표결결과는 아.태지역을 경제공동체로 만들려는 APEC각료 및 정상
회담과 세계적인 보호주의 추세를 저지하고 자유무역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UR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다른 이유는 의회표결결과에 따라 클린턴미행정부의 대외통상정책기조에
변화가 있을것으로 보여서이다.

비준이 되면 7년째 공전되고있는 UR협상이 최종 시한으로 설정된 12월15일
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점이다.

NAFTA가 미인접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인 점을 감안할때 미행정부는 NAF-
TA승인의 여세를 몰아 UR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와함께 NAFTA승인직후 열리는 APEC정상회담에서 클린턴은 아.태지역의
무역및 투자자유화목소리를 높여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NAFTA를 남미와 아시아권으로 확대하려는 클린턴행정부의 장기적인 계획도
추진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비준에 실패하면 반대상황이 벌어 지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야기시키게 된다.

가장 직접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은 UR에 집중될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패에 따른 정치지도력상실로 클린턴대통령은 UR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APEC회담에서도 정치력에 타격을 입은 클린턴 대통령
이 APEC회담에서 회담을 내실있게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다.

클린턴자신이 며칠전 NAFTA가 부결되면 차라리 APEC회담에 참석치않는
편이 낫다고 말한 사실에서 이같은 상황을 엿볼수 있다.

이같은 세계경제차원의 영향과 함께 한국도 NAFTA비준실패와 성공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것이 확실하다.

비준실패에 따른 UR결렬로 미-일-유럽간의 통상마찰은 한국에도 불똥이
튕기게 될것은 자명한 일이다. 또 미의회의 보호주의득세로 인한 슈퍼301조
부활 등 각종 보호무역법안의 입법으로 우리의 대미수출은 타격을 받게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북미 단일시장 출현에 대비해 멕시코나 중남미국가에 현지진출을
강화해온 한국업계들은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NAFTA에 들어있는 원산지 비중강화 규정에 저촉되지않아 대미
수출여건이 NAFTA실시때에 비해 좋아질 수도 있다.

비준성공시에는 역시 반대의 상황이 그려진다.

그에따른 APEC회담성과와 UR타결로 세계에 자유무역체제가 확고해지면
국가경제의 교역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로서는 교역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시장 공략에 멕시코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고 역내국가를 우선시하는 협정내용으로 인해 북미시장진출에
많은 제약을 당할수도 있는 것은 NAFTA비준결과 나타날 불리한 점이다.

이처럼 표결결과가 어떻든 한국이 받게될 영향에는 잇점과 불리함이
공존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비준되는 것이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라는 견해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어느편이 더 나은가 하는 것보다는
NAFTA비준이후 전개될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에 어느만큼 효율적으로 대처
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할것이란 지적이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