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이 합작으로 항공기 공동생산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은 그
발상자체가 진취적이어서 신선한 감각을 준다. 이 합작계획은 아직은
성숙단계까지 진척된것 같지는 않다. 업계끼리 말이 오가고 있을뿐
구체적인 행동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중간에 항공기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논의는 많이 있어
왔지만 미국까지 참여시킨 합작거론은 처음이다.

이 합작이 만일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 사업은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는 계기를 잡게 될수도 있을것 같다.

첫째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무한한 항공기시장에 우리도 확실한 한몫
끼일수 있는 보루를 마련하게 된다.

아.태지역엔 세계인구의 25%가 몰려 살고 경제는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아직 항공산업의 미답지역으로 향후 16년간 주형
여객기가 500대이상 필요하다. 최대의 황금시장이다. 미.불.일등 선진국들
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미보잉사와 공동으로 중형여객기 개발
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 사업에 중국을 끼워넣기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그 파트너로 일본대신 우리를 끼워넣게 된다면 우리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더구나 우리는 새 첨단산업에의 진입로가 막혀 답답해하던 참
이다. 반도체산업의 성공과 같은 생명력을 우리산업에 불어넣어 줄수 있다.

둘째 전략적제휴(Strategic A11iance)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경영도 국경
없는 다국적시대를 맞고 있다. 이번 케이스는 기술은 항공산업이 첨단화된
미국에서, 제조는 생산기술이 성숙된 한국에서, 마케팅은 시장이 있는 중국
에서 한다는 시나리오다. 가장 이상적이고 전략적인 제휴다. 지금은 첨단
기술시대다. 기술집적도가 높고,기술혁신속도가 빠르며,제품의 수명이 짧다.
어느 나라 어느 기업도 혼자서 전체기술을 다 개발하여 경쟁할수가 없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첨단제품 공동개방에 나서야 한다.

셋째 첨단기술개발에 동참할 기회도 생긴다. 프랑스는 다른 산업은 우위
를 포기하면서도 항공기 고속전철 화학등 세첨단분야에만은 고집스럽게
집념을 가져왔다. 지금은 영국과 공동으로 초고속 에어버스를 개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항공기엔 30만개의 부품이 들어 있다. 자동차의
15배다. 모두 첨단급 부품들이다. 이 기술은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유지
된다. 프랑스가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기초과학국이라는 명성도 여기서
나왔다. 첨단기술은 제휴도 어렵다. 그런 기술에 접근은 우리기술의 발전
을 의미한다.

우리 항공산업은 2000년까지 세계 10위권을 목표로 뛰고 있다. 이번의
전략적제휴가 성공해 항공산업을 한발짝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