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확정한 추곡수매안은 농민들의 요구수준에 비해선 크게
미흡한 것이어서 국회동의과정에서 상당한 반발과 파란이 예상된다.

수매량이 작년보다 60만섬이나 줄어든 9백만섬에 그친데다 수매가
인상률도 3%포인트 떨어진 3%로 확정된 숫자 자체가 그것을 입증해준다.

특히 13년만에 찾아온 냉해로 인한 흉작과 시시각각 강도를 더해가는
UR(우루과이라운드)농산물개방압력으로 시름에 젖어있는 농심을 달래
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매안이라는게 농민들의 반응이다. 농민들은
이번 수매안이 최소한 올해 물가상승률 5.4%및 냉해에 따른 소득보전을
반영해줄것을 바랐지만 결과적으로 거리가멀어 수매거부등 집단반발도
검토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당정협의에서 경제기획원은 당초 예산부족을 이유로 9백만섬에
수매가동결을 주장했고 농림수산부는 농민들의 입장을 감안,9백만섬과
5%수매가인상을 비공식적으로 제의했다. 이에비해 민자당은 작년수준인
9백60만섬수매에 6%인상은 돼야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줄수 있다고
맞섰다.

정부는 가마당 쌀생산비가 11만5천7백60원으로 나타났으나 92년도
평균수매가 12만5천8백60원보다도 8.0% 낮고 내년부터 쌀값의 계절진폭을
최고7%까지 인정,수매가로 환산할 경우 평균5.7%의 인상효과를 가져와
3%인상률을 포함하면 실제인상률은 8%이상이라는 논리까지 폈다.

그결과 물가상승을 막는 한편 예산의 범위를 벗어날수 없다는 기획원의
경제논리와 농민들의 영농의욕을 북돋아줄수있는 최소한의 선을 요구한
민자당의 정치논리가 첨예하게 맞선끝에 중간수준의 타협안을 엮어냈다고
볼수있다.

올해 추곡수매안은 당초부터 어려움을 안고 협의가 진행됐다. 특히
당사자인 농민들이 농협을 통해 수매가 13.9%인상및 1천1백만섬이상 수매를
주장해놓고 결과를 주시,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가질수밖에 없었다.

또 정부의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도 올해 한계생산비가 작년대비
14.9%증가한 것으로 계산해 추곡수매가를 9~11%인상하고 수매량도
9백50만~1천만섬으로 늘리도록 결정,당국에 건의함으로써 당국의 입장을
한층 어렵게 했지만 결국 농민의 요구와 거리가 먼 결론을 얻는데 그쳤다.

냉해등으로 "얼어붙은 농심"이 만족하지 못하는 선에서 확정된 이같은
추곡수매안은 농민들이 마지노선으로 기대하고 있는 국회동의과정이
남아있어 아직도 변수가 없지않다. 작년의 경우도 정부는 8백50만섬에
5%인상을 확정했었지만 국회동의과정에서 수정,9백60만섬에 6%인상으로
상향조정했었다.
김태수농림수산부차관은 이와관련,예산상에 반영된 1조4천1백40억원의
범위를 초과할수 없는 어려움이 있어 수매안재조정은 사실상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추곡수매가인상률이 지난 84년 3%인상이후 11년만에 다시
3%선으로 후퇴했다는 점에서 파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노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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