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한 잎담배의 "변질"여부가 논란이 됐던 담배인삼공사가 이번엔 방만
한 조직운영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감사결과를 보면 공사의
75개부 가운데 소속직원이 1명인 부가 5개,2명인 부가 23개,3명인 부가
22개로 분석됐다. 부장급의 3분의2가 부장겸 과장겸 사원겸직인 셈이다.
여기에다 과장만 있는 과가 8개,소속과원이 1명뿐인 과도 21개나 됐다.

한마디로 허우대만 크고 속이 빈 "수수깡조직"이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위인설관식으로 조직을 관리한 게 아니냐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뿐이 아니다. 홍삼수출이 90년 7천8백만달러에서 92년에 5천7백만달러
로 27.6%나 줄어드는 상황에서 홍삼수출전담사(한국인삼수출공사)를 만들
었다. 수출을 잘해보려고 전담사를 만들었다는게 담배인삼공사의 설명이나
수출관련조직에 대한 인사실상을 보면 납득하기 힘들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예컨대 전담사를 만들어 본사직원을 파견하면서 비슷한 일을 하는 공사의
해외사업국을 종전의 2개부9명에서 3개부12명으로 오히려 늘렸다. 관리급인
연수원장에 상위직급인 본부장급(집행간부)을 임명하고 일반사무직급에
기술직을 배치해놓고 있다.

장기경영전략도 조직관리에서 보여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재무부가 전주를포함해 4개 담배제조창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45억원을 들여 전주제조창이전부지를 매입했는가 하면 홍삼의
시장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29억5천만원짜리 영주인삼창건설
부지를 사들여 주먹구구식 경영사례로 지적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담배시장 개방으로 외산담배와 생사를 건 사투를 벌여야하는
판국에 아직 독점시절의 안일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한 잎담배가 변질품이라고 해서 문제가 됐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담배인삼공사의 경영자체가 "변질돼 가고 있다"는게 공기업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들은 경영쇄신을 위해 "담배인삼공사"로 이름을 바꾼지 5년이나
흘렀는데 아직까지 "전매청"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적지않다며 관료주의적
조직운영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공기업이기에 민간기업보다 아무래도 운신의 제약을 받을수밖에
없기는 하다. 하지만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향수에 젖어있는 담배인삼
공사를 위해 애연가들이 언제까지 국산담배를 아껴주는 "애국심"을 가져줄
지는 의문이다.

<홍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