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집단은 가족이 기업을 물려받은 경우 업종다각화 경향이,
전문경영인이 승계하면 업종전문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서울대 조동성교수(경영학)가 한국경영학회지에 발표한 "한국재벌의
기업승계유형이 다각화전략에 미친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창업자로부터 실질적인 승계가 이뤄진 국내 19개 대기업집단을 분석한
결과,단독으로 혈족이 기업을 물려받은 경우 관련및 비관련 업종으로의
확장지향형 다각화가 가장 빈번히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문경영인이 경영권을 승계한 기업은 다각화보다는 수직계열화나
전문화 경향을 띠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혈족들에게 기업이 분활 상속된
경우는 분업및 관련형으로의 소극적 다각화가 이뤄졌다.

실제로 분석대상 대기업집단의 승계직전 연도와 승계이후인 지난89년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두시점의 다각화지수를 산출해 보면 이같은 현상이
뚜렷했다. 승계시점 직전에는 승계유형별 다각화지수에 별 차이가
없었으나 89년에는 단독형 혈족승계의 다각화지수가 48.3으로 가장
높았고 분리형 혈족승계 38.0,전문경영인 승계 20.6등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이는 단독으로 경영권을 인수받은 혈족경영자는 사세확장을 통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승계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확장적인
다각화를 추구하고 기업이 몇개로 분리된 경우에는 제각기 새로운 활력을
일으키기위해 다각화를 추구하나 분리승계된 다른 부문과의 충돌을 피할
목적으로 소극적 형태를 띠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반면 전문경영인이 경영권을 승계하면 주주에 대한 책임을 보다
크게 느껴 다각화보다는 수직적 결합등 전문화를 통한 수익성제고에
경영력을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