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여의도지점을 굳이 이렇게 부른다.
영업점은 지역에서 하나은행얼굴인만큼 명칭부터가 달라져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렇듯 지점은 본점을 대표하고있다. 그러나 지점장이라고
다같은 지점장은 아니다. 지점장도 엄연히 등급이 있다. 임원승진을
목전에둔 지점장들이 있는가하면 신참 풋내기지점장도 있고 고참이지만
변두리지점을 맴돌면서 옷벗을 날만을 기다리는 지점장도 수두룩하다.

한일은행에는 다른 은행에 없는 "영업3부"라는게 있다. 조직표에는 분명
영업1부와 영업2부만 있지만 직원들은 영업3부라는 얘기를 곧잘한다.
영업3부는 동방플라자 건물내에 들어가 있는 남대문지점이다. 남대문지점은
한일은행 3백여개점포중 영업1부와 영업2부를 제외하곤 최대를 자랑한다.
최대를 자랑한다는 것은 곧 지점장이 "거물"이라는 얘기와 통한다.

이 자리에 가려면 우선 영업능력이 탁월해야한다. 아무리 삼성전자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주거래로 하고있다지만 능력이 모자라면 "명성"에
오히려 해를 끼칠수있다. 또 은행의 "간판스타"인만큼 최고경영자의
절대적 신임도 뒷받침돼야한다. 이렇다보니 남대문지점장은 임원이
되기위한 필수코스로 굳어졌다. 이 은행의 김성호상무 김재곤이사등도
남대문지점장 출신이다.

어느 은행이나 본부 핵심부장을 무색케할 정도로 막강한 지점장이 있다.

흔히 "상업명동"으로 불리는 상업은행 명동지점의 지점장이 대표적이다.
명동지점이 상업은행의 간판이 된것은 비단 이희도지점장사건이나 땅값이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실명제실시후 이경식부총리
와 홍재형재무부장관이 창구를 돌아봤을 정도로 역사도 길고 외형도 가장
큰 데 따른것이다.

조흥은행의 반도지점과 중앙지점,제일은행의 남산지점,서울신탁은행의
서소문지점과 소공동지점,외환은행의 남대문지점과 계동지점등도 각 은행을
대표하는 점포이다. 은행장을 비롯 대부분 임원들이 이들 지점장을
거쳤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70년이후 남대문지점장을 지낸 17명중 현재
노재학상무를 포함해 10명이 이사자리에 올랐다.

은행들은 전국 점포를 수신고등에 따라 7~10그룹으로 나눠 경영평가를
실시하고있다. 이중 1그룹에 속하는 점포장들이 이른바 핵심점포장들이다.

본점의 영업1,2부장을 비롯 남대문 소공동 서소문 명동등 서울4대문안의
지점장들이 주인공이다. 이들 간판지점들은 돈이 모이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삼성이나 현대 대우등 대기업그룹을 주거래로 끼고있다. 힘이
막강한만큼 은행장들의 신임도 강할 수 밖에 없다.

4대문안의 점포를 제외하고도 1급점포로 꼽히는 곳은 서울여의도지역과
강남지역. 별볼일 없던 모래땅이 금싸리기땅으로 치솟은 것에 비례해
이들지역 점포도 황금점포로 떠올랐다. 강남역지점과 역삼동지점,압구정동
지점등은 요즘 각 은행에서 선두권으로 부상하고있다.

은행들은 점포의 외형만이 아니라 다분히 전략적차원에서 "센"지점장을
배치하기도 한다. 법원공탁금을 독점하고있는 조흥은행의 경우
법조타운지점장이 바로 그런 자리에 속한다. 이강륭비서실장은 서울대
법대출신으로 법조타운지점장을 하다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서울시금고를 맡고있는 상업은행의 태평로지점장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막강한 지점장이라고해서 곧바로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90년대 들어 주택은행의 김남석부행장보(마포지점장) 외환은행의
박준환상무(계동지점장)와 조창제이사(남대문지점장)등이 지점장에서
논스톱으로 별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본점부장을 거쳐야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핵심점포장들은 지금 자리에 거저 오른것은 물론 아니다. 이들은 맨
아랫등급의 햇병아리 지점장때부터 10여계단 사다리의 맨위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왔다. 그것은 영업능력 일수도있고 최고경영자에
의한 신임일수도있다. 지금도 핵심점포장으로 오르기위해 애쓰고있는
지점장이 전국에 3천5백여명이나 된다. 물론 극심한 인사적체로 정년전에
지점장이 될수있을 거라는 희망도 없는 대다수 은행원들에겐 "먼나라"의
얘기로 들리겠지만 말이다.

<하영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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