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회비평가 밴스 패커드는 1960년 그의 고전적인 저서 "쓰레기를
만드는 자들"에서 "역사가들은 이 시대를 일회용시대라고 칭할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1950년대에 대한 그의 이러한 묘사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의 산업사회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적합한 것이라 할수 있다. 산업경제에
투입되는 원료의 대부분이 결국 폐기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 서유럽 일본등 산업국가들의 원료이용의 급속한 증가는
쓰레기 방출량의 급격한 증가를 수반했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가고
있는 것이 모든 산업국가들의 특징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산업국가들의 쓰레기 배출량은 개발도상국가들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뉴욕시민들은 캘커타나 마닐라에 사는 사람들보다 3배이상의 쓰레기
를 버린다.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쓰레기가 일부 부유층에게만 있을수 있는
일종의 사치품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부자들이 버린 쓰레기
를 뒤져 쓸모있는 물건을 찾아내 재사용한다. 한국인들도 이러한 삶을 이어
갔던 적이 엊그제 일만 같다.

한국도 어느 사이엔가 선진산업국가들이 경험해온 쓰레기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2년전인 91년에는 "쓰레기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런 레테르
가 붙은적이 있었다. 그해에 국민 한사람이 매일 2.4kg의 쓰레기를 버려
세계1위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였다. 당시 온 국토가 쓰레기더미에 뭍혀
버릴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았음을 기억하고 있다.

다행히도 올상반기에는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하루에 1.54kg으로 줄어
들었다는 정부의 발표를 보면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일본이나
서독처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떨쳐버릴수 없다.

그런데 수명이 다하거나 소비자들의 신제품구매욕구로 버려지는 가전제품
들이 올 한햇동안에 1,000만대 가까이 될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산업사회의
단면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가전제품의 보급이 확대되어가고 신제품
의 주기가 단축된 결과라는 것이다. 더욱이 버려진 가전제품들의 파쇄처리
시설이 없어 쓰레기하치장에 산처럼 쌓여가고 있다니 큰 걱정이다. 사후
약방문식의 행정이긴 하지만 발표대로 "가전제품 재활용지침"이라도 서들러
마련되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