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의욕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능력을 발휘할때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민경제는 발전한다. 그렇기때문에 경제발전의 원천은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일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라 했다.

한국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중소기업의 부도는 급증하고 있는가 하면 새로 기업을 시작하려는
창업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업종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는 기능인을 우대하기 위한 시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이나
3D업종(힘들고 어렵고 궂은 일)에 일정기간 종사하는 기능인력에 대해
징집을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한다.

일하는 손,특히 어렵고 힘든 일을하는 손은 귀하고 아름답다고 아무리
외쳐도 그런 손은 모자란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인을
제공하는게 마땅하고 바람직하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의 방안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한다. 국력은 바로 경제력이다. 경제가 튼튼해야
국가를 방윙할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부의 방안은 평가될수 있다.

정부는 실업고출신의 전문대진학을 돕기 위해 전문대입시방법을 개선하고
대기업 100곳에 실습훈련원을 신설,실업계고교생이 1년간 산업체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학교공부가 대학진학만을 위한
것이어서도 또 기업체사원양성만을 위한것이어서도 안된다는 건 더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바람직한 것은 학교에서 일반적인 능력을 키우면서 변화하는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연마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력개발처럼
중요한게 없다. 그러나 인력개발은 바로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인력개발과 교육방향에 일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의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어느샌가 일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려는 풍조가
만연되었다. 그동안의 우리경제는 내실보다는 외형적 확장에 바탕을 둔
성장이었고 이른바 경제의 거품현상이 일반화 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힘들고 어렵고 궂은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인간 본연의 속성이 우리경제의
수준에 비해서 너무 일찍 나타나게 되었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해야 한다. 무대위에서
화려하게 각광을 받는 사람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려 일해야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일을 하는 인력의 부족을
외국근로자로 메웠다.

이제 궂은 일을 도맡아 왔던 외국인력이 곧 철수할 예정으로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불법취업중인 외국인 근로자(자진신고인원)는 6만1,0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불법취업자를 12월15일까지 단계적으로 철수
시키고, 기술연수 명목으로 입국하여 취업중인 1만6,000여명의 외국근로자
들도 94년9월부터 철수시키고 외국인 근로자는 더이상 입국시키지 않겠다는
게 경제장관회의의 결정이다.

이 결정은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연수제도를
연장하는등 생산공백을 최소로 막으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왔던
기업체 특히 중소기업들이 이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는 주어야 한다.

외국인 인력이 떠나고난 후 조업단축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공장을
상상한다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6~7%에 달했다. 외국인
근로자는 3D업종에만 고용된것이 아니라 산업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때문에 국내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업률이 늘어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우리 근로자들이 더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임금이나 기술에 앞서 일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는 업계의 주장은
그저 해보는 소리가 아니다. 중소기업체의 부도는 10월들어 급격히
늘어났고 10월중 새로 설립된 법인은 9월보다 24%나 감소됐다. 한두달
통계로 전체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최근 독일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제조업근로자 시간당 총노동비용이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중에서 한국이 가장 비쌀뿐 아니라 그 증가율이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쟁국들은 각국 나름대로 기술 자본 자원 근면성을 내세워
경제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국제경쟁에서 비교우위를 내세울
요인은 근면성을 앞세운 유능한 인력이다. 우리가 노동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선진국은 물론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중국등 20억이 넘는 이웃
아시아의 저임근로자들에게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은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