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골프채를 살때 지불하는 가격의 절반정도는 세금이다. 골프는
운동이 아니라 "향략"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세율이 60%나 되는 특별소비세
등 갖가지 세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상공자원부가 국내골프용품의 수출산업화촉진을 위해
골프용품에 대한 특소세의 점진 적인하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부처
로서는 최초로 골프특소세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면 특소세와 국내골프용품산업육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실 특소세인하는 국내골프산업의 "아킬레스건"이다. 특소세가 인하되면
우선 블랙마켓이 죽는다. 세율이 60%나 되는 특소세등 과중한 세금때문에
소위 "나카마제품"이 현국내시장을 휩쓸고 있는것이다.

특소세가 어느정도 인하되면 그같은 블랙마켓제품의 경쟁력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현재 국산골프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세금을 포탈한 블랙마켓제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골프채의 경우 블랙마켓제품의 국내시장점유율은 무려
6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특소세인하를 계기로
블랙마켓제품이 설땅을 잃으면 국산골프채의 국내시장점유율은 현재의
15%선에서 40%이상 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골프용품시장이 건전해 진다는 것을 뜻한다. 세금포탈여부로
가격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품질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내수가 늘면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면 업게의 기반이
튼튼해지고 자연히 수출경쟁력도 향상되게 마련이다.

한편 특소세인하로 인한 세수감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세원확대로 별 영향이 없을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이다. 세금을 피해갈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은 세금낼 사람이 늘어난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김흥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