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연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마자 우리는 체력을
키워야 자기보존도 가능하고 젊음도 구가할수 있으리라고 믿고 당시 3학년
2학년 내림으로 있어왔던 태권도를 하는 서클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태권도가 시골에는 정식도장이 없는 상태라서 선배들로 부터 방과후
교사뒤편 작은 운동장에서 배웠다. 그 이후 우리는 항시 함께 몰려 다니며
더러는 요즘 말로 그룸데이트라는 것도 하고 인생을 논하기도 하고 어려운
국가현실을 타개하는 왕도가 무엇인가에 핏대를 올리기도 했다.

대학을 나와 취직하고부터는 직장이 흩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어느정도 생활이 안정되자 우리는 매년 두세번
부부동반으로 우리들만의 시간을 갖게되었다. 그동안 고향에서 옛정을
되살리기도 하고 설악산 지리산 울산 홍도 제주도등지를 같이 여행하며
꿈많던 시절로 돌아가 허물없는 얘기로 밤이 지새는 줄도 모르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럴때면 학창시절 무전여행으로 호연지기를 길러 봤던 얘기며 지금
부인들이 들을세라 남자들만이 전에 알고 지내던 여학생들의 근황이며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으로 왕복하기 일쑤였다.

벌써 자녀를 출가시켜 손자 손녀를 본 친구도 있고 결혼이 늦어진 친구는
아직 자녀가 고등학생인 친구도 있다. 부인들은 주로 자녀얘기며 생활에
관한 지혜를 두루 화제의 대상으로 삼으나 가끔은 남편들의 과거를 알고자
넌지시 물어보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겉으로는 제법 화려하고 호기롭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기실은 숙맥들이어서 별로 과거다운 과거랄게 없는
입장이고 보니 괜스레 무언가 있었던 것처럼 말로 포장하고 호기심에
가득찬 그녀들을 보는 것으로 즐거워할 뿐이었다.

50대 중반의 우리를 돌이켜보면 그때 그 시절이 엊그제 같것만 지금은
반백의 중후하기까지한 그런 모습들이다. 4.19,5.16,유신시절,5공,6공,
오늘의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우리들은 좀더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간 얼마간의 기금도 마련돼 있어 견문도 넓힐겸,친목도 다질겸
내년에는 가까운 해외나들이라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 모두들 기대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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