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총선결과 9년만에 야당인 자유당이 정권을 잡음으로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당이었던
진보보수당은 고실업률(11.2%)과 재정적자악화(지난해경우 2백60억달러)등
경제현안을 해결치못해 참패했다.

중도좌파인 자유당은 그동안 NAFTA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NAFTA가 과연 예정대로 내년1월 발효될수 있느냐는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NAFTA진로에 대해 캐나다총선결과가 미치는 영향은 두가지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캐나다에서 협정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번 선거결과로
미국내 NAFTA반대론자들의 입김이 강해져 미국내 의회통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 정권을 잡은 자유당의 크레티엔총리는 선거유세기간중 집권하면
NAFTA를 재협상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NAFTA가 캐나다수출업자들에게
불리한 조항을 안고있어 캐나다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재협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 재협상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클린턴미대통령이 선거기간중
환경및 노동문제에 대해 부속협정을 체결하겠다고 공약했던 것과 비슷한
주장을 했던 것이다.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11.2%에 달하는 실업률등
캐나다경제의 악화가 자유당에 승리를 안겨줬기 때문에 이러한
선거공약사항을 새로운 정부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클린턴미대통령이 자유당의 압승이 확정되자마자 캐나다가 재협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선수를 치고나온 것도 캐나다의 재협상움직임에 미리
쐐기를 박자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사실상
캐나다가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협정이 발효되더라도 3국합의하에 수정이 가능하고 협정문구의 해석을
달리하는 방법이 있다고 지적, 이 두가지 방법을 통해 캐나다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미대통령입장에서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캐나다선거결과로 11월17일로 예정된 미하원통과가 더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NAFTA 반대론자들은 이번 캐나다선거결과를 NAFTA에 대한 캐나다국민들의
반대로 확대 해석,캐나다국민들도 반대하고 있다고 공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니오르하원의원(민.미시간)은 "캐나다국민들이 NAFTA가 잘못된
협정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민들에게
철폐대열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또 이번 선거결과로 캐나다 밀에 대해 무역보복조치를
취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점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보조를 받는
캐나다 밀에 대해 긴급 수입쿼터를 부과해야 중서부 농가지역의원들의 표를
끌어들일수 있는데 반해 이를 실행했다가는 캐나다의 강한 재협상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원투표일까지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70~80명의 부동표를
끌어들여야하는 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힘겨운 의회와의 싸움에 복병을 만난
셈이다.

연일 의원들을 만나고 있는 클린턴대통령이 이러한 악조건을 어떻게
극복하고 리더십을 발휘,의회통과에 성공할수 있을는지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