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국립중앙박물관의 건립은 총체적 종합적인 도시계획아래 이루어져야하며
구총독부건물의 철거와 새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의 선후 절차는 "총독부
건물은 철거돼야 한다"는 것을 국민적 합의로 묶어놓으면 철거의 시기는
큰 논점이 되지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지난 22일오후 서울대 호암생활관에서 한국도시건축연구원 주최로 열린
"총독부건물 철거에 따른 국립박물관이전방안"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이각범교수(서울대.도시사회학)는 이같이 밝혔다.

신축될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치선정과 규모 건축양식,구총독부건물의
철거와 새박물관건립의 선후절차문제를 둘러싸고 각계에서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개최돼 관심을 모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교수는 "다가오는 21세기
는 환경의 시대이고 각도시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만큼 박물관의 위치는
종합적인 도시계획의 시각에서 선정돼야하며 박물관을 어떻게 짓느냐보다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에 국가경쟁력의 요체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즉 물질적부.재화의
양이 아니라 지식.기술등이 된다고볼때 이같은 점이 반영돼야 한다는것.

이교수는 또 "이같은 사업은 과거 군사문화에서 탈피,행정편의에서 벗어나
문민적으로,즉 문화와 민간의 개념으로 국민의 여론을 통해 정체감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과거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루브르박물관
개조 당시 공사관계자와 6차례나 회담을 갖는등 큰 관심을 가졌던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 크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이선복교수(서울대.고고학)는 "한 나라의 문화정책이
정치의 인기도 때문에 좌우되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정부의 오는
95년8월이전 구총독부철거방침은 우리의 여러가지 여건과 박물관의 특성상
상상도 못할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박물관의 기능을 갖춘 임시건물도 없는데다 설사 어디론가
옮긴다하더라도 수장고와 전시관을 격리시키다면 연구기능 관리기능
전시기능등 박물관의 기능을 모조리 없애는것과 다름없다"며 "박물관의
동원 가능 전문인력이 25명밖에 안돼 이전을 위해 8천여점의 전시물을
포장하고 운반하는데만해도 1년이 넘게 걸리고 이사를 가서 포장을
해체하고 재배치하는데도 또 1년가까이 걸리는등 시간낭비와 예산낭비를
감수해야할것"이라고 밝혔다.

이교수는 이어 "수장고를 그대로 둔채 건물을 철거한다면 지하15m에 유물
이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안전할 것인가,만약 조그만 확률이라도 문화재에
손상이 간다면 후손들에게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국민들이 중지를 모아 무모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정구 의원(민주당)도 "구총독부건물 철거는 새 박물관 건립의 종속적인
문제"라면서 "과거 행정능률,생산위주에서 벗어나 이제는 보다 문민화된
차원에서 박물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호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사회로 이광노씨(박물관건립추진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신기철씨(명지대 교수)최관영씨(건축가)신대균씨(경실련
사무처장)등 각계 인사9명이 주제발표 및 토론에 나선 가운데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국민여론이 일단 총독부건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모아진 만큼 정치일정에 맞춰 서둘러 허물필요는 없으며 박물관 신축은
총체적인 도시계획 아래,또 설계에 앞서 프로그램이 정확히 작성돼야한다"
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모임에는 정작 당사자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관계자는 한명도 참가
하지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신재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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