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목적은 평화를 가져오는데 있다는 말이 있지만 그결과는 어느
경우에나 참담함을 남긴다. 수없이 많은 생명이 숨지고 인간이 땀흘려
이룩해놓은 재산은 잿더미로 변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마음을 에이게
하는것은 이산의 아픔이다. 그중에서도 전쟁포로로 적대국에 잡혀가 돌아
오지 못하는 것처럼 가족을 안타깝게 하는것은 없다.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쳐들어 갔을때 프랑스의 사베앙이라는 대위가
러시아에 포로로 붙잡혔다. 러시아정부는 그를 고국으로 송환해줄 생각도
하지 않았고 나폴레옹의 뒤를 이어 복고된 부르봉왕조도 러시아에 붙잡혀
있는 포로송환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60년동안 지긋지긋한 억류생활을 하는 사베앙의 처지를 몹시 불쌍히 여긴
수용소장이 수용소안의 한 모퉁이에 집을 지어 살게했다. 그는 그곳에서
시를 짓기도 하고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면서 세월을 보내다가 1912년
포로생활 100년하루만에 144세란 엄청난 장수를 한끝에 세상을 떠났다.

사베앙의 일화야말로 전쟁이 가져다준 비극의 표징이 아닐수 없다. 이와
같은 이산의 슬픔은 전쟁이 일어난 곳에는 언제나 따르게 마련이다. 걸프전
이 끝난지 2년반이 넘은 현장에도 그 상혼이 가시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쿠웨이트의 실종자및 포로문제 국가위원회(NCMPA)세이트 살렘 알사바
위원장 일행이 세계 각국 순방중에 한국에 들러 지난 20일 한국의 관련인사
를 초청하여 이라크에 억류된 실종자와 포로의 실상을 설명하고 이들의
석방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라크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은 여자 8명을 포함해 625명. 쿠웨이트인이
558명,외국인이 67명이다. 이들 가운데는 16세 소년에서 80세 노인까지
있다. 이라크점령군은 심지어 쿠웨이트가 이라크의 옛 영토였다는 그네들
의 주장에 배치되는 쿠웨이트 국기나 국왕과 황태자의 사진, 쿠웨이트의
노래집이나 신문을 소지한 사람까지 붙잡아 갔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포로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다. 모욕과 구타가
행해지고 위생시설과 의료가 전혀 없는가 하면 국제적십자사의 포로 접촉을
가로막고 있는등 제네바협정의 모든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NCMPA는 이러한 비인도적인 이라크당국의 처사를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지구를 누비고 있다. 1,000만 이산의 아픔을 경험한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그들의 한국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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