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속에 내재하고 있는 많고 많은 인연중에서 만남의 연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는듯 싶다.

요즘처럼 비즈니스가 어렵고,마음이 갑갑한때 일수록 필자가 수년전 만든
우리의 모임이 그렇게 애뜻하게 느껴질수가 없다.

죽마고우도,동기동창도 아닌 많은 시간속에서 영글어진 교분들도 아닌데
늘 마음을 훌훌 털어놓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눌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모임은 "장수친목회". 지난 87년 필자의 결혼기념일에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받은 몇분을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하게 된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의 친목모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현재 10가족 20명의 회원으로 각 부부의 결혼기념일과 봄 가을 야유회등
연12회의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누구나 "결혼기념일"은 생에 있어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하고 싶은
날이지만 바쁜 일상 생활속에서 잊기 쉽고,당사자들끼리 제대로 챙겨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모임이 지속되었고,가끔
야유회에는 가족모두를 참석시켜 시간을 함께 하는등 회원들이 섬세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제는 회원간의 친목과 결속이 두터워져 당연히
경조사에는 최고 선두에 서는 주자들이 되었다.

우리모임의 맹렬 주자들을 소개하면 회장직에 백상기(56.백송섬유대표)
총무인 필자를 비롯하여 송석우(54.교수) 이성훈(51.경보약국 약사)
김승문(51.동광유압기계 대표) 장성(50.자유시장 상조회장) 백남철(50.
인물포토 대표) 박광원(49.공무원) 김광현(48.서림사우나 대표) 정정섭
(44.장수정 대표)등 우직하면서도 유머가 풍부한 백회장의 지휘봉아래 9명
의 졸개들이 연주하는 우리 하모니는 한옥타브의 음도 틀리지 않는
오케스트라라고 감히 자찬할 수 있다.

이번 연말에 그동안 회원자녀들에 대한 교육장학금및 경조사기금으로
적립해온 기금을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지원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기면서도 그날만큼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하여 얼큰한
취기속에서 술잔을 돌릴때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닌 소중한 마음의 동호인
임을 가슴으로 느끼곤 한다.

누구의 말처럼 각박한 삶속에서도 내게 일이 존재하고,다정한 마음의 벗이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