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간 관계개선에 걸림이 되는 해묵은 현안의 내재란 관점에서 보면
북방영토귀속문제가 걸려있는 일.러관계는 미.베트남 경우만큼이나 난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인식에서 옐친대통령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카드를
지참하기보다는 교섭시작의 정지를 마련한다는 의도로서 일본을 방문했다.

2일간에 걸친 양국 정상회담은 "동경선언"과 "경제선언"을 생산했다.

동경선언은 영토문제해결과 평화조약체결노력,기존의 모든 양국및
국제조약 준수,정상및외상급 상호방문 계속,국제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요약된다.

경제선언은 에너지개발을 비롯 금융 통신 운수 농어업등 11개분야에 걸쳐
일본의 지원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일본의 대러시아투자
는 용이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몇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국내의 불안정한 정치 와중에서,그것도 철권정치수단에 의한
유혈사태가 벌어진 직후 단행된 옐친대통령의 첫해의 나들이가 향후의
러시아 민주화프로세스에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여행은 옐친이 자신의 "건재"를 세계에 보인 것이기도 하지만 방일중 그는
여러차례 러시아의 민주화이행을 천명했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귀국직후
가진 회견에서도 되풀이됐다. 이것은 미국등 G7의 민주화요구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며 민주화없이는 러시아경제재건을 위한 국제지원을 받을수
없다는 점을 이번 방문에서 체감했음을 반영한다.

둘째로 양국간 중요현안인 "북방섬"분쟁처리와 관련하여 러시아는
이번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영토문제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한 점이다.
일본과 해결할 영토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문제는 이제 본격적인 협의대상이 되게됐다.

한반도문제와 관련하여 양국이 "북한의 핵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문제이며 이에 공동으로 대처한다"고 밝힌 것은 시기적절한
선언이다.

"한반도 핵공동성명"은 이같은 취지에 따라 북한의 NPT잔류,IAEA 의
조항수용등을 촉구하고 있다.

일.러의 성명이 아니더라도 북한핵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는 비상하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한 남북한협정을 실천하여 하루속히 핵의혹을
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