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따른 수출증대효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올들어 엔화가 줄곳 강세를 보여왔음에도 불구,그동안 부진을 면치못했던
한국의 대일수출은 지난6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있다.
일본 대장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수출은 지난6월 전년동월대비
3.0% 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8월에는 16.0%의 증가율을 기록하는등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변동이 어느정도의 시차를 두고 수출및
경상수지에 정(+)의 영향을 미친다는 "J곡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엔고는 대일수출뿐만아니라 일본제품과 경합을 벌이고있는 제3국시장에
대한 수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제3국시장에서 엔고로 인해 일본경쟁
업체들의 수출이 주춤해지는 사이 선박 자동차 전기전자등을 중심으로 수출
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엔고에 힘입어 대일수출이 뚜렷이 늘고있는 것은 화학 전기전자 철강등
중화학제품.

화학제품은 8월말까지 3억7천만달러가 수출돼 지난해 같은기간에비해
11.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전기전자는 13억5천만달러,철강은
11억5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각각8.2%와 4.8%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컬러TV IC등 전기전자제품은 엔고로 일본국내생산이 위축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컬러TV는 81.8%, VTR는 37.2%
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IC의 대일수출도 물량부족현상을 빚으면서 지난
해 같은기간보다 15.7% 늘었다.

이처럼 대일수출이 늘면서 한국의 대일수출시장점유율도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지난8월중 대일수출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해 지난해말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올들어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3월보다
0.7%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조선 자동차 전자 철강 석유화학등은
엔고에 따른 수출경쟁력제고로 제3국수출이 호조를 보이고있다.

조선의 경우 일본업체들이 잇달아 수주에 실패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업체들의 수주가 눈에 띄게 늘고있다. 8월까지의 수주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5백36%증가한 7백18만GT에 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과 가장 치열한 수출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는 북미 서유럽등
대선진국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31.1%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엔고로 수출가격을 잇달아 인상함에 따라 현대자동차등
국내업체들도 수출가격을 부분적으로 상향조정하는등 수출채산성을
개선시켜가는 "여유"를 보이고있다.

전자제품도 일본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반도체등의 세계적인 공급부족현상,
미국등의 수요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4% 늘었다.

철강은 대중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있으나 대만 인도등의 수출증가에
힘입어 24.4%의 증가율을 나타내고있다. 석유화학은 수출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 채산성악화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엔고로 중국과
동남아지역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전체수출실적이 전년동기보다 24.4%
늘었다.

엔고에 따른 이같은 수출회복세는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대일수출은 일본정부의 수입확대정책과 일본의 내수경기회복등과 맞물려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무공 허상진일본실장은 "엔고로 인한 수출증대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동경은행 미쓰비시연구소등 일본관련기관들은 내년에도 엔화의
대미달러환율이 1백엔대에 머물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엔고에 따른
대일수출은 회복세가 계속될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엔고에 맞서 일본업체들도 생산기지를 동남아등 해외로 이전하는등
경영합리화에 적극 나서고있어 국내업체들도 이에대한 전략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요타 마쓰다등 일본의 자동차5개사는 올들어 필리핀 미국등지의
해외생산을 늘리는등 해외진출을 확대하고있으며 히타치 미쓰비시 아이와등
전자업체들도 말레이시아등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엔고에 따른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업체들이 엔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서는 시장개척활동을
강화하는등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엔고로 인해 해외이전이 불가피해진
일본의 첨단기술을 유치하는등 장기적인 차원의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