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번에는 바다에서 났다. 그러나 원인은 언제나
처럼 안전수칙을 무시한데 있었던 것으로 일찌감치 결론이 내려졌다. 정원
초과에다 기상조건을 외면한 무리한 운항등 가장 초보적이고 원시적인 수칙
을 지키지않은 탓이었다.

부안앞바다 여객선침몰참사의 배경으로는 여기에다 한가지를 더
보태야한다. 지금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기강해이상태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확실한 감이 안잡히는 "문민"의 실체와 방향,강도높은
개혁의 소용돌이속에 책임회피와 보신에 바쁜 공직사회,갈수록 어려움이
더해가는 경제상황등이 한데 어우러져 생긴 이상기류다.

아시아나항공의 보잉737여객기가 목포인근 해남면 산중턱에 추락한게 불과
석달도 안된지난 7월26일 오후의 일이다. 또 그 사고는 넉달이 채 안된
3월28일 저녁의 부산 구포역부근 무궁화호열차전복사고 다음에 일어난
것이었다. 어떻게 석달안팎간격으로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의 교통수단
에서 그같은 참사가 잇달아 일어날수 있단 말인가.

우선은 사망.실종자확인과 조속한 희생자 보상문제타결등이 급선무이지만
정확한 사고원인규명과 응분의 문책,그리고 믿을만한 재발방지대책이
뒤따라 나와야한다. 이번에도 또 늘 그랬듯이 책임전가에 급급하고
탁상공론식 대책으로 끝나버리면 절대로 안된다.

대형 참사가 날적마다 한참 법석을 떨다가는 금새 유야무야되곤하는게
당국의 재발방지대책이다. 또 몇몇사람의 문책으로 할일 다했다는 식이다.
한마디로 우리사회가 지금까지 해온 이런 대형사고 뒷처리는 소를 잃은
뒤에도 말뿐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니까 비슷한
사고,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