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끝난 SBS프로골프최강전 경기도중 톱프로 6명이 어이없는 규칙
위반으로 실격당한 해프닝을 보고 느낀점이 많다.

골프규칙 11조4항 B규정에 의거,플레이어가 티잉그라운드밖에서 티샷을
하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벌타가 부가되지만 문제는 실격된 선수들보다
경기를 주관하는 KPGA의 자세가 한심하다못해 부끄러운 느낌마저 든다.

세계 어느 프로골프토너먼트를 돌아봐도 시합때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티마크이외의 다른 티마크가 그 티잉그라운드구역내에 있는법이 없다.
선수들이 혼동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선수사용이외의
티마크는 시합전에 당연히 치워졌어야 했다. 결국 잘못의 미끼를 던져놓고
걸려들기만 기다린 꼴이나 다를바 없다.

실격당한 선수들은 물론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억울하다고해서 협회에다
재심을 청구한것도 이상하다. 경위야 어떻든 명백한 골프규칙위반행위이고
다음홀 티샷전에 2벌타가산후 다시 원위치에서 게임을 진행했으면 몰라도
잘못을 시정않고 게임을 진행한이상 경기에서 완전 실격은 분명하다.

골프규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해당 선수들은
억울하지만 그저 좋은 경험으로 삼고 끝내야하는 것으로 재심청구는
어불성설이다. 규칙을 알면서도 무심코 실수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82년 매스터즈챔피언 크레이그스테들러는 87년 캘리포니아 라졸라의
토리파인 골프코스에서 개최됐던 앤디윌리엄스 오픈에 출전했다. 시합3일째
14번홀에서 그가 티샷한 공은 거의 지면까지 뻗어내려진 소나무가지밑에
정지했다. 지면에 무릎을 꿇지않고는 공을 도저히 쳐낼수없는 상항이었는데
마침 전날 내린비로 지면이 흠뻑 젖어있었다.

그는 타월을 꺼내 지면위에 갈아놓고 무릎을 꿇고앉아 멋진 탈출샷에
성공했다. 그러나 3일째 경기가 TV로 방영되면서 시청자로부터 즉각적인
지적이 들어왔다. 타월을 깔고앉아 친샷은 규칙 13조3항의 "스탠스의
장소를 만들수 없다"는 규정에 위반된다는것. 이런경우 2벌타가 가산되는데
그의 스코어카드는 2벌타를 가산하지 않은채 이미 제출되었으므로 설상가상
으로 잘못기록한 스코어카드제출로 실격을 당한 것이다.

우승일보직전의 실격이었다.

골프규칙은 이만큼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골프계를 선도해야
할 프로골프협회가 실수유발의 가능성을 방치한것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이다. KPGA는 이번 실수를 자성의 발판으로 삼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