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다. 원유시세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산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격은 금년 9월중순 배럴당 16. 7달러까지 내려가
재작년초 걸프전이 발발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Dubai)유의 가격도 1년전보다 약25% 떨어진
배럴당 13. 7달러를 나타냈다.

유가가 이처럼 하락추세를 보이는 것은 걸프전이후 석유공급은 늘어나지만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드는 "공급과잉"현상이 이어지는데 기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같은 추세는 이례적으로 겨울철까지 계속될것이란게
국제석유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유가하락은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생산비를 낮추게
됨에따라 생산이 늘어나고 부가가치가 유발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물가하락으로 실질소득이 늘어나고 수요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을 보면 원유가가 20% 하락할 경우 GNP
(국민총생산)가 0. 5% 증가한다. 부문별로 민간소비지출은 0.3%,
총투자는 0. 6% 늘어난다.

유가하락은 무역수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석유소비국(수출대상국)
들의 실질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물론 국내 소득과 수출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입도 증가한다. 그러나
수출증가폭이 수입증가폭보다 커 무역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10억달러(1.3%)늘어나고 수입이 4억달러(0.5%)증가, 전체적인
무역수지개선효과는 6억달러에 달할 것이란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유가하락은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산업연관분석결과에 의하면 유가의
도입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경제전체로는 약0. 6%의 물가하락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곧 기업들의 원가절감요인으로 작용한다.
제조업부문의 경우 경제전체의 평균보다 큰 0.8%의 원가절감요인이
발생할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주요 수출산업중에서는 직물제조업만
0.4%의 원가하락이 예상되고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등은 원가 하락폭이
0.2% 선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석유수요증가율은 87년까지 연간 5%내외를 유지하다가
88년부터 두자리숫자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21%에 달했다. 금년
상반기중에는 석유수요증가세가 7. 8%로 현저히 진정되고 있으나
석유수요규모는 하루 약170만배럴에 이르고있다. 금년중 석유수입량은
원유도입량 5억5,000만배럴을 포함, 6억9,000만배럴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 총수입액의 약14%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하락으로 우리 경제가 엔고, 저금리추세와
함께 80년대 중반과 같은 "신3저"현상을 맞고있다고 얘기한다. 국제유가의
하락현상을 경기를 되살리는 호기로 활용하는 지혜를 모아야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육동인기자>